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그게 분리불안이에요....
아이에게 엄마가 아프니 엄마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말은, 너 때문에 엄마가 아파 라는 것과 같아요....
아이는 엄마가 사라질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거지....
그런 말 하지 말고 그냥 화사한 얼굴을 보여줘요.
병원 다녀와서 다 나았다고 아프지 않다고.
또 무슨 말을 더 들었을 텐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EBS에 나오는 유명 강사가 지역에 온다기에 가봤다.
대체 얼마나 좋은 강연이기에 어린이집 원장님이 그렇게 강추에 강추를 하셨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아프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운영위원장 일을 제대로 못한 미안함도 좀 있었고.
정말 좋은 강연이었다.
육아에 관한 정보들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상당히 많음을 여기에서 또 깨달았다.
온갖 질의응답에 휩쓸려 나도 손을 들었다.
36개월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우리 아이는 주관이 강하고 집요하다고.
그런 아이가 엄마 수술 이후, 특히 첫 항암 이후로 눈치를 많이 보고 고집을 덜 부린다고.
“엄마 미안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주변에선 아이가 일찍 철이 든 것이니 좋은 일이라고 하는데, 내 보기엔 아닌 것 같다고.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냐고.
참으로 명쾌한, 그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이렇게 말했다.
분리불안이라고. 어른들 누군가가 엄마가 아프니 네가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라는 말을 했을 건데, 그 말은 아이에게... 블라블라
미안해하지 말라고 교정해 주지 말고 그냥 화사한 엄마의 얼굴을 보여주라고... 블라블라
딸 하나 잘 키워보기 거 되게 힘드네.
내일부턴 립 틴트라도 바르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