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쪽빛 – 감각의 푸른 것

by 진경


바다는 무릎까지 푸른빛에 젖었고

햇살은 조각난 유리처럼

모래 위에 부서진다.


네 머리칼이 바람결에 녹아

아련한 쪽빛 꿈처럼

눈앞에 아른거린다.


낮은 하늘은 푸른 도화지처럼 펼쳐지고

그 위에 흰 구름들이

늦은 오후의 속도로 지나간다.


모래사장에 내려앉은

고요한 두 그림자가

서로를 감싸며 춤춘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내 어깨에 기대는 너의 무게.

작은 숨결의 흔들림 안에서

우리는 닮은 풍경이 된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손바닥에서 흘러내리며

그날의 체온을 가만히 흘린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네가 남긴 발자국들이

조금씩 지워져 간다.


하지만 그 쪽빛은

눈을 감을수록 더 선명해져

내 안의 깊은 틈을 다시 물들인다.


어제의 햇살이

오늘의 그림자가 되어

가만히 또 다른 너를 흔든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