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2022년,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 위 이미지는 Pinterst에서 검색 차용하였습니다. :)
2021년은 유독 불안하고 힘든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현상이 2년 연속 이어졌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중심을 잡고 살아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는데요. 아직도 2021년의 끝자락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과거의 그늘 안을 유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2021년은 저에게 많은 변화와 도전의 시기였습니다. 본래 한량기가 다분한 저는 성품이 게으르고, 안주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현실에 등 떠밀려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해야 하는 삶은 그 자체로 저에게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전은 실패했고,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간 성장이 있었을 거라거나, 값진 경험이 되었을 거라는 이야기는 사양하겠습니다. 결과로 증명되지 않는 인생은 결코 웃으며 추억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벌써 새해의 1월도 마지막 날입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끊어짐 없이 흘러가는 것이라지만, 아쉬움과 미련으로 작년과 올해의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해 두지 않으면 과거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겠습디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첫 출발을 제외하면 지난 10년의 세월은 관성에 의해 떠밀리듯 흘러온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의 열정도, 패기도 희미해진 채 궤도에 오른 인생은 그저 습관처럼 살아지는 나날이었습니다. 의미도, 이유도 찾을 수 없을 때쯤 제가 삼십 대의 절반을 지나고 있음을 깨달았고,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듦과 동시에 처음으로 인생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발할 때 드는 에너지만큼 멈출 때에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급작스런 멈춤에 잠시 휘청거리겠지만, 익숙한 흐름을 잠시 멈추고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세월은 지난 세월대로 잘 갈무리해서 책장에 꽂아 두고,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새로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야 먼 훗날 회고의 순간이 왔을 때, 웃으며 추억을 꺼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러웠던 순간도, 힘겨웠던 어제도.
책을 읽다,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지점으로부터 2km를 더 가라.”*라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좋은 문장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걸어왔다면 조금 뒤 목적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만약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 해도 2km쯤 더 걷다 돌아간다 해서 딱히 큰 손해를 볼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졸업 후 10년, 나의 걸음이 불안해질 때가 되기는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딱 1년, 2km만 더 걸어볼까 합니다. 대신 이 2km는 불안해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후회 없이 걸어 보려구요. 최선을 다해 내딛는 걸음에는 미련이 남을 수 없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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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라디오 ‘잠깐만’ 캠페인 중 ‘사막을 걷는 여자, 김효정’ 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