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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씨바 Jan 12. 2021

[히든트랙] 배 by 박아셀

못 견디게 힘든 날, 가사로 묵직한 감동과 위안을 주는 노래

가사가 안 들려요


난 사실,

가사를 듣는 것에 영 젬병이다. 


가사의 중요성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가사의 힘이 음악의 다른 것들과 비교하여 부족하지,  아니 분명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이상하게, 

음악을 들으면 가사는 잘 들리지 않고, 외워지지도 않는

위에도 썼듯이 영 젬병의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좋아하는 곡인데도, 

그래서 천 번 이상은 들었을 그 곡의 가사를 계속 틀리며 노래 부르는 나를 보며, 

아내는 신기해하기도 할 정도로... 

(아내는 가사에 대해서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듣기만 해서는 가사가 귀에 거의 안 들어오며, 

별도의 노력을 통해, 

텍스트를 통해 봐야지만 

비로소 가사가 보이고 들리고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 아날로그 적 나의 음악적인 루틴을 떠올려본다면, 

CD 구입 > 멜로디, 코드 푹 빠져 수십 번 이상 듣기 > 편곡 훑고 느끼기 > 좋아하는 악기의 편곡 감상하기의 오랜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CD 속지를 꺼내, 

가사를 보기 시작하며, 

그제야 가사를 알게 되는 것이다. 


가사를 알게 되는 데까지 위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에, 

멜로디, 코드, 편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 엄청나게 많이 듣고 가사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또 반대로, 가사를 보고 나서야 음악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경우도 생기기도 한다.  


가장 좋은 케이스라면, 

오늘 소개할 곡처럼 

멜로디, 코드, 편곡이 너무 좋아 한참 듣다가,

가사를 보고 나서, 

더더욱 좋아지게 되는 곡일 테고. 



[히든트랙] 배 by 박아셀

https://youtu.be/Hd3dJbLI1IA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을까 하며,

작사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곡들이 있다. 

바로 이곡이 내게는 그러한 곡 중 하나이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곡, 편곡자인 박아셀님이 2013년도에 발매한 괴수라는 앨범에 수록된 "배"라는 제목의 곡. 


"어떤 이의 애길 들려주려 해"라는

첫 줄부터, 

묵직한 감동을 주는... 


그리고, 한줄 한줄, 

그림처럼 또렷이 그려지는 이야기들. 


소설처럼, 영화처럼, 

발단, 전개, 절정, 결론의 단계가 거쳐지는 플롯까지...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에는, 

버텨준 것이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힘이 드는 날에는, 

누군가가 날 위로해주는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것처럼 느껴져, 

여지없이 이 노래를 찾아 듣게 된다. 


가사 속 주인공처럼, 

눈물이 가득 차기도 하며. 


특히나, 

"그랬구나, 괜찮아"라는 부분에선,

여지없이 눈물이 흐른다. 



추가: 

이 앨범이 나왔던 즈음, 기사에 나온 글을 보니,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고 한다. 


‘배’는 심플한 밴드 사운드로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박아셀은 ‘모두가 날 몰아 비난하고 저주해도 살아내는 일은 이제 충분하다’, ‘기억해 너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배에 오른 내가 있다’ 등의 가사를 통해 아들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른 내용의 가사이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나오며, 

같은 제목을 가진,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곡인 베리매닐로우의  Ships라는 노래도 듣고 싶어 진다. 




배 by  박아셀 


어떤 이의 얘길 들려주려 해

흔들리는 배 위에 불안해하는 너와 나의 모습과 닮은

‘어디로 떠내려갈까? 그 곳에 가긴 하는 걸까?’ 두려워하는

어디서 불어올 지 모르는 바람과 해를 잃어버린 듯한 캄캄한 하늘과

두 팔을 펼쳐봐도 아무도 닿지 않아 소리 없이 물었어


“차라리 나의 숨을 거두어가면 어때요.. 난 이 바다의 끝을 모르니

모두가 날 몰아 비난하고 저주해도 살아내는 일은 이제 충분하다” 고

그렇게 묻고 잠시 자고 난 후 흔들리던 눈 앞엔 누군가 서 있었어

눈물이 가득 차 그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 없이 그의 손을 잡으며

조용히 덤덤한 듯 그에게 얘기했어


“그랬구나, 괜찮아.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홀로 견뎌 온 거니? 왜 아무 말도 없었던 거니?

기억해 너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배에 오른 내가 있다” 고

꼭 해주고 싶은 이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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