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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씨바 Mar 19. 2024

OO항공, 왜 나만 미워하니 1

OO항공 70번째 탑승에 벌어진 일

어느덧, OO 항공의 70번째 탑승이었다.

항공사나 항공사 동맹 신경 쓰지 않고 마구잡이로 타온 것 치고는 OO 항공을 많이 탔었나 보다.


근데,

참 이상하게도,

나와 OO 항공은 이상하게 점점 뭔가 조금씩, 아주 약간씩 안 맞는 느낌이다.



Episode 1:


동료 2명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우리 자리는 이코노미 전체 좌석 중 앞과 뒤를 기준으로 딱 가운데쯤 위치한 좌석이었다.


비행기 이륙 후 드디어 기내식 시간.


승무원 분들께서 앞에서부터 기내식을 서빙해 오셨는데...


그날 메뉴가 괜찮은 것 하나, 그리고 영 아닌 것 한두 개, 이런 식이었나 보다.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나와 그리고 동료 직원 모두 먹고 싶었던 그 메뉴가 우리 앞쪽에 앉아계셨던 다른 분들도 모두 선택했을 만큼 괜찮은 메뉴였는지,

이미 떨어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어,

죄송하다고 말씀하시는 승무원 분께 괜찮다고 하고

다른 메뉴를 먹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승무원 분이 약속을 해주신다.

다음번 서빙 때는 신경 써주시겠다고...


사실 괜찮다고는 했으나, 먹고 싶었던 메뉴를 못 먹어 그런지,

배가 꽤 고팠음에도 내가 받은 기내식이 내 입맛에 잘 안 맞는 것 같고 해서,

다음 서빙 때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몇 술 뜨고 말았다.  



식사를 대충 먹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간식 시간이 되었다.


아까 대충 먹어서 그런지 허기짐을 느끼던 바로 그 타이밍에 서빙되는 간식 냄새만으로도,

난 이미 행복해졌다.


피자 or 새우깡 or 삼각김밥,

이 세 가지 메뉴 중 고르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아까 기내식과는 반대로 뒤에서부터 서빙을 해오고 있었다.  


첫 번째 기내식을 시원찮게 먹었던 우리 3명 모두 밥을 먹고 싶었고, 

그래서 삼각김밥을 부탁드렸는데...


아뿔싸, 동료 중 1명까지만 삼각김밥에 "당첨"되었고, 

나랑 나머지 동료 1명은 삼각김밥에 "낙첨"되었다.

 

삼각김밥이 딱 1개 남았던 것이다.


아, 정말 우리 자리가 앞뒤 기준으로, 

너무 가운데였던 것일까?


아까 기내식 때 신경 써주시겠다던 승무원 분이 너무 당황하신다.


사실, 생각해 보면, 간식 어떤 거 드시겠냐고 물어볼 때부터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던 것 같다. 뭔가 눈치를 보시는 듯한...


아마도 삼각김밥이 아닌, 피자나 새우깡을 우리가 고르기를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물어보셨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간식 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진짜 미안하셨는지 이후로는 주문한 것에 대해 양으로 승부를 하신다.


뭐든지 정량대비 2배 이상 주신다.


맥주를 시키면 두 캔을 주시고,

땅콩도 손에 잡히는 대로  한 예닐곱 봉 챙겨주신 것 같다.



간식 이후부터는,

승무원 분들이 돌아가며 오셔서,

불편하신 데는 없냐,

필요한 거는 없냐,

돌아오는 여정 내내 체크를 한다.

(사실, 나중에는 자주 오셔서 자꾸 물어보시는 게 불편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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