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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파씨바 Mar 26. 2024

OO항공, 왜 나만 미워하니 2

OO항공 72번째 탑승에 벌어진 일

어느덧, OO 항공의 72번째 탑승이었다.

항공사나 항공사 동맹 신경 쓰지 않고 마구잡이로 타온 것 치고는 OO 항공을 많이 탔었나 보다.


근데,

참 이상하게도,

나와 OO 항공은 이상하게 점점 뭔가 조금씩, 아주 약간씩 안 맞는 느낌이다.



Episode 2:


이번에도 유럽 출장길,

이번에도 역시 기내식이 문제였다.


열 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시간이니,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공될 식사 때, 식사와 같이 맥주 한 캔이나 와인 한잔을 달라고 하여, 후딱 마시고 마무리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한 뒤  뻗어서 숙면을 취하는 게 나의 목표였다.


기내식 서빙 시간이 되어,

기내식을 선택했고,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음식을 받았다.


지난번과는 달리 뭔가 운이 좋은 느낌이다!



어? 근데 , 뭔가 이상하다.  

그렇다.


음료를 묻지 않고 그냥 지나가신다.


나와 내 옆 분(3석 자리 중 가운데는 비어서, 창가 쪽에 일본 할머니가 계셨고, 자리가 하나 비어있었고, 난 통로 좌석에 앉아있었다.) 모두 음료는 안 물어보고 식사만 주고 가신 상태였다.


70번 이상 탔으면서도 이런 쪽으로는 영 감각이 떨어지는 나는 

뭔가 서빙 시스템이 바뀌어서 음료를 이제는 나중에 따로 서빙하나,

이런 생각을 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식사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지날 때까지 기다려도

음료는 내게 오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주변을 보니, 

나와 할머니 둘 빼고는 모두 음료가 있다.


맥주,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물, 콜라.....


남들이 먹는 것을 보니

갑자기 갈증이 더더욱 심해졌으나,  

저쪽 뒤쪽에서 여전히 서빙 중이시니,

서빙 마치고 내 옆으로 지나가시기 전까지는 부탁드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나 따라서 철없이(?) 한국식 매운 낙지 비빔밥을 시켜서 드시는 일본 할머님께서 저보고 계속 "소핫!소핫!" 하신다.


결국은 할머님 물 챙겨드리느라 승무원 분께 가서,  우리는 음료 서빙을 못 받았다 말씀을 드리고 음료를 받았다.



식사를 어느 정도 하니 커피를 저기 앞에서부터 승무원 분께서 나눠주고 오신다.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혹시나 이번에도 버림받을까(?) 싶어,

보란 듯이 커피잔을 눈에 띄게 위쪽으로 들고 기다린다.


혹시, 내가 인상이 안 좋아

지난번 비행부터 이렇게 자꾸 안 좋은 대접(?)을 받나 싶어서,

내 딴에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표정을 한 채로,

커피잔을 들고 있었다.


드디어 내 앞 분들 커피 따라 드리고,

내 대각선 자리 따라드리고...


헐...

역시였다. 

정말 거짓말처럼 내 쪽을 외면하고 지나간다.


거짓말 보태서 한 이삼 분은 커피잔을 들고 있었는데...

이건 정말 고의라고 보일 만큼,

고의성 짙은(?) 외면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못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Coffee or tea를 말씀하시며,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이렇게 한 15열 정도 쭉 잘 진행해 오시다가..

내 쪽인 오른쪽 차례인데,

그때만 왼쪽 왼쪽으로 지나가시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진짜 순간적으로...

날 싫어해서 안 주나 보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바로 뒷자리 승객 분 커피를 따라주던 승무원 분께 말씀드리지 않았다.


작은 것들이라 신경 안 쓰고 싶은데...

자꾸 이러니...

내가 뭔가 안 좋게 찍혀있나 그런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아주 나중에,

그다음 식사 때 말씀 드렸더니...

이번에는 땅콩 공세가 아닌,

냅킨공세를 하신다.


커피 한잔과 함께,

냅킨 이십 장 정도 뭉치를 쥐어주신다.

(어따 쓰라고? ㅠㅠ)


OO항공, 저한테 왜 이러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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