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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22. 2024

달라진 눈빛!-9

유혹에 빠진 동화 278 유령이 나타났어!

9. 유령이 나타났어!




선아는 아침부터 엄마에게 붙잡혀 요리를 시식해야 했어요.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하는 엄마도 딸이 시식하는 순간을 기다렸어요.


"딸!

매일 요리하는 엄마 없다.

새로운 요리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엄마는 한 번도 화내거나 건너뛴 적 없잖아.

그러니까

오감을 다 동원해 요리 시식을 해.

아니!

공감각도 동원해."


엄마는 딸을 지켜보며 말했어요.


"알았어요!

오늘까지만 시식할게요.

내일부터 아빠 오는 시간에 시식 시간을 정하세요.

그 시간에 맞춰 요리를 만드세요."


선아도 맛없는 요리를 더 이상 시식하고 싶지 않았어요.

반찬가게나 슈퍼에서 맛있는 요리를 사다 먹었으면 했어요.


"아빠는 외식이 좋데!

그러니까

아빠는 맛없는 요리를 밖에서 사 먹고 오라고 할 거야."


"엄마!

아빠를 일찍 들어오게 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게 뭔데!"


"아빠 용돈을 줄이세요!

그러면

아빠도 일찍 들어올 거예요.

외식할 돈이 많으니까 안 들어오는 거예요."


"들어올까!

용돈을 줄여볼까.

호호호!

얼마를 줄이면 좋을까."


"그건!

엄마 맘이죠.

지금 주는 용돈 반만 줄여보세요.

엄마 말 잘 들을 거예요.

아마!

시식도 한다고 애원할 거예요."


선아 말도 맞았어요.

엄마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남편 용돈을 줄일 생각이었어요.



그림 김유빈


선아는 시식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빠가 용돈이 줄자 일찍 집에 들어왔어요.


"여보!

시식 시간이에요.

빨리 나오세요!"


부엌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요.


"알았어!

그런데

선아도 집에 있잖아.

오늘은 선아에게 시식하라고 하면 안 될까!"


"무슨 소리예요!

오늘은 안 돼요.

장어낙지탕은 선아가 싫어해요."


"알았어!

곧 나갈게."


아빠는 엄마 요리 시식 시간을 벗어날 수 없었어요.


"어때요!

맛있죠."


"오물 오무를!

아주 마시쩌(맛있어)."


"한 접시 더 줄까요!"


"아니 아니!

있다 밥이랑 먹을 게."


아빠는 입안 가득 요리를 오물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갔어요.

엄마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웃었어요.


"호호호!

딸이 좋은 아이디어를 주다니.

돈도 벌고 시식도 시키고 좋아.

오늘은 둘 다 시식시켜 볼까!"


엄마는 행복했어요.

장어낙지 요리를 한 접시 들고 딸 방으로 향했어요.


"호호호!

아빠가 시식 안 했다고 해야지.

좋아 좋아!"


엄마는 딸 방문을 열었어요.


."딸!

오늘 요리 시식해 봐.

오감을 동원해서 맛을 봐봐.

요리가 맛있는지."


"엄마!

아빠가 했잖아요."


"무슨 소리야!

오늘 아빠는 배 아프다고 했어.

그러니까

딸이 오랜만에 시식해줘야겠어.

자!

입 벌려 봐."


엄마는 장어낙지 요리를 한 젓가락 들었어요.

선아는 할 수 없이 입을 벌려 요리를 받아먹었어요.


"맛있지!

어린이가 많이 먹어야 하는 요리야.

키도 쑥쑥 크는 요리야.

어때!

맛있지."


"오물오물!

최고로 마시쩌요(맛있어요)."


선아는 오감을 통해 요리를 음미하며 씹었어요.

그런데

장어낙지 요리는 정말 맛있었어요.




그림 김유빈





그날 밤!

선아는 꿈속에서 음식 유령을 만났어요.


"선아야!

음식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어.

특히!

시식할 기회를 주면 고맙다고 먹어야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사람을 생각해 봐.

계속!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음식 유령의 목소리는 우렁찼어요.

선아는 깜짝 놀랐어요.

음식을 지켜보고 있는 유령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일부터 잘 먹을게요!"


"그래야지!

엄마는 음식을 맛있게 만들고 있어.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음식 유령에게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한단다.

오감!

공감각까지 동원해 맛있다고 생각하며 요리를 시식해 봐.

그럼!

세상에 맛없는 요리는 없어.

알았지!"


"네!

알겠어요.

내일부터 공감각도 동원해 요리를 먹을 게요."


선아는 잠에서 깼어요.

방안 어딘가에 음식 유령이 있는 것 같았어요.

마법사가 음식 유령이 된 것도 같았어요.





그림 김유빈



아침 일찍!

학교에 간 선아는  친구들을 모이게 했어요.


"너희들!

음식 유령 만난 적 있어?"


선아가 물었어요,


"아니!

그런 유령도 있어."


"나도 처음 들어!

정말 음식 유령 있을까.

설마!

없겠지."


"민수 넌!

음식 유령 있다고 생각해?"


"당연하지!

있다고 생각하면 이슨 거야.

물론

없다고 생각하면 없겠지.

그런데

나는 있다고 생각해.

그래야 재미있잖아!"


민수는 이상한 아이었어요.

선아도 음식 유령이 있는 것 같았어요.


"어젯밤 꿈에서 음식 유령을 만났어!

주는 음식을 잘 먹어야 한데.

굶주린 사람들이 많아서 음식 유령이 요리를 먹지 않는 사람은 혼내준다고 했어."


선아 말을 들은 친구들은 놀랐어요.

그동안

먹지 않고 버린 음식 생각이 났어요.


점심시간이 되었어요.

급식을 받은 친구들은 요리를 맛있게 먹었어요.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요.

선아가 말한 음식 유령이 보고 있는 것 같아 남기지 않고 먹었어요.










그림 김유빈

선아는 깨달았어요.

농부들의 땀과 노력이 밥상을 풍요롭게 해 준다는 걸 알았어요.

잔소리 대장 엄마가 유난히 사랑스러웠어요.

오늘도 딸을 꼭 껴안고 잠이든 엄마를 선아도 꼭 안고 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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