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곳간 열쇠를 훔친 고양이!

유혹에 빠진 동화 120

by 동화작가 김동석

곳간 열쇠를 훔친 고양이!




최부자 집에 사는 고양이 <똘망>!

똘망은 아주 특별한 변화를 꿈꾸고 있었다.


"똘망!

오늘은 어디 갈 거야?"

최부자 집을 지키는 진돗개 총알이 물었다.


최부자는 총을 좋아했다.

또 사냥하는 걸 좋아했다.

겨울만 되면 앞산으로 사냥을 나갔다.

가끔

꽁과 산토끼를 잡았다.


진도에서

가장 훌륭한 진돗개 새끼를 한 마리 사온 뒤 이름을 <총알>로 지었다.

아내도 자식들도 모두 반대했지만 최부자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똘망! 똘망!

오늘은 어디 갈 거야?"

총알이 물었다.

줄에 묶인 총알은 똘망이 부러웠다.


"오늘은 밤나무 밑에 사는 들쥐를 만나러 갈 거야!

그 녀석들이 밤마다 곳간에 나타나 쌀을 훔치는 걸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하고 똘망이 말하자


"어젯밤에도 들쥐들이 왔었어!

내가 무섭게 짖어도 도망치지 않았어.

그런데

들쥐 대장이 좀 무섭더라!"

하고 총알이 말하자


"걱정 마!

난 들쥐를 무서워하지 않으니까.

밤나무 밑에 가서 들쥐 대장을 만나야겠어.

그리고

곳간에 쌀을 한 번만 더 훔치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말할 거야!"

하고 똘망이 말했다.


"나도 가면 좋을 텐데!

줄에 묶여있으니까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해!"

하고 총알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들쥐 대장 정도는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으니까."

똘망은 들쥐 사냥을 하지 않았지만 무서운 고양이었다.


"똘망아!

들쥐들을 모두 죽여 버려.

그러면

다시는 곳간에 쌀이 없어지지 않을 테니."

하고 총알이 말하자


"아니야!

생명은 소중해.

들쥐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가치가 있어.

사람들이 욕심부리지 않고 조금씩만 양보하면 자연과 동행하며 살아갈 수 있어.

사람들이 주는 음식으로 충분 해!

그런데

들쥐들은 먹을 게 없어서 곳간을 기웃거리겠지!"

하고 똘망이 말하자


"맞아!

생명은 모두 소중해.

하지만

곳간을 몰래 들어가 쌀을 훔쳐가는 것은 나쁜 거야.

들쥐도

열심히 일하면 좋겠어!"

하고 총알이 말했다.


똘망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총알은

줄에 묶인 것도 한탄하지 않았다.

하지만

밤중에 들쥐들이 나타나면 들쥐를 쫓을 수 없어 묶인 자신이 슬펐다.




똘망은 마루로 올라갔다.

기둥에 걸린 곳간 열쇠를 훔쳤다.


오늘 밤에는

곳간에 들어가 들쥐를 기다릴 참이다.

조용히

곳간에 숨어 있다 들쥐들이 오면 모두 잡을 생각이었다.


"총알!

오늘 밤에는 들쥐들이 곳간에 들어가도 짖지 마.

내가 곳간에 숨어서 모두 잡을 테니!"

하고 똘망이 말하자


"알았어!

모두 잡아 내게 데리고 와.

내가 한 마리씩 물어 죽일 테니까!"

총알은 송곳니를 보여주며 말했다.


"알았어!

저녁에 들쥐를 모두 잡으면 밧줄로 묶어 데리고 나올 게."

똘망은 들쥐를 잡아 총알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날 밤

보름달이 뜨기 전 들쥐들은 최부자 곳간을 향해 달렸다.

총알은 감나무 그림자 밑으로 들쥐들이 달리는 걸 봤다.

하지만

똘망이 짖지 말라는 말을 듣고 조용히 지켜봤다.


"너희들은 다 죽었어!

오늘 심장이 갈기갈기 찢길 거야."

총알은 군침을 흘리며 말했다.


"대장!

문이 열렸어.

이상해!

곳간에 문이 열려 있다니."

들쥐 한 마리가 곳간 문을 확인 한 뒤 들쥐 대장에게 말했다.


"이상하군!

곳간 문을 열어둘 일이 없는데.

이봐!

그 녀석은 어디 있지?

고양이 말이야."

하고 들쥐 대장이 보초병 들쥐에게 물었다.


"저녁에 마루에서 뒹굴고 놀았어요!

그런데

그 후에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보초병 들쥐가 말하자


"이봐!

그걸 놓치면 어떡해.

그 녀석이

지금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걸 몰라!"

하고 들쥐 대장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보초병 들쥐는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은 모두 철수한다!

곳간이 열려있다는 건 함정일 수 있다.

아마

똘망이가 곳간에 숨어 있을 거야!"

하고 말한 들쥐 대장은 곳간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밤나무 밑으로 돌아갔다.


"아니!

지금쯤 와야 하는 데!"

똘망은 기다리다 지쳤다.

들쥐들이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자 심심했다.


"멍멍!

멍멍멍!

들쥐들이 모두 돌아갔어."

하고 총알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곳간 안에 있는 똘망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똘망은 지쳐갔다.

곳간에서 들쥐 일당을 모두 잡겠다는 꿈도 서서히 무너졌다.


"오늘은 포기!

이 녀석들이 다른 집 곳간을 노리는 군."

똘망은 숨어있던 것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왔다.


"총알!

들쥐들 오지 않았어?"

하고 똘망이 총알에게 묻자


"왔었어!

곳간 문이 열려 있는 걸 확인한 뒤 모두 돌아갔어."

하고 총알이 말하자


"뭐라고!

그걸 왜 알려주지 않았어?"

하고 똘망이 말하자


"조용히 있으라고 했잖아!

그래서

짖지 않고 조용히 있었던 거야."

하고 총알이 대꾸하자


"돌아갔으면 말해야지!

내가 숨은 걸 알고 도망친 거잖아.

그럴 때는

들쥐들이 도망갔으니까 나오라고 신호를 줘야지!"

하고 똘망이 말하자


"알았어!

다음에는 그렇게 할게.

내가 줄에 묶이지만 않았어도 모두 잡았을 거야."

하고 말한 총알은 개집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똘망은 곳간 문을 잠그고

열쇠를 마루 기둥 못에 걸어놓고 내려왔다.


들쥐들은

최부자 집 곳간에서 나와 강부자 집으로 향했다.

그 곳간에 들어가 배불리 먹고 밤나무 밑으로 돌아가 새벽부터 깊은 잠에 빠졌다.


"크앙! 크아앙!

최부자 집 쌀이 더 맛있어.

강부자 집 쌀은 묵은쌀이라 맛이 없어.

햅쌀을 먹어야 해!

내일은 최부자 집 곳간으로 가자!"

하고 들쥐 대장이 말하자


"좋아!

묵은쌀은 맛이 없어.

그러니까

내일 무조건 최부자 집 곳간으로 가자!"

젊은 들쥐들은 잠도 자지 않고 들쥐 대장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좋아했다.




똘망은 심심했다.

자신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 짜증 났다.


"오늘 밤에도 안 오면 어떡하지!

밤나무 골을 소탕하러 가야 하나!"

똘망은 최부자 집 장독대 그늘에 누워 생각했다.


"똘망!

들쥐들이 오늘 밤에 올까?"

하고 총알이 묻자


"그 녀석들이 오겠지!

우리 마을에서 이곳 쌀이 제일 맛있으니까.

아마도

어제는 포기했지만 오늘 밤에는 포기하지 못할 거야!"

똘망은 들쥐 습성을 알았다.


들쥐들은 최고 맛있는 쌀만 골라 먹었다.

특히

최부자 집 곳간 햅쌀을 제일 좋아했다.

그들은

최부자 집을 지키는 진돗개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줄에 묶인 총알을 놀리기까지 했다.


"이봐!

줄에 묶인 진돗개야.

자유로운 영혼이 뭔지 모르지?"

가끔

겁 없는 들쥐들이 총알 앞에 다가가 물었다.


"멍멍!

너희들은 줄이 풀리는 날 죽을 줄 알아."

하고 총알이 크게 짖으며 말했지만 들쥐들은 더 놀렸다.


총알도 똘망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최부자는 절대로 총알을 풀어주지 않았다.

사냥 갈 때도 총알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




며칠 째

똘망은 최부자 곳간 문을 열고 들쥐들을 기다렸다.

하지만

들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녀석들이 어디로 가는 거지?"

똘망은 들쥐들이 나타나지 않자 궁금했다.


"오늘 밤에는

밤나무 근처에서 지쳐봐야겠어.

강부자 곳간 아니면 흥부자 곳간으로 갈 텐데!

신기하단 말이야.

들쥐 대장 머리가 너무 좋아!

그 녀석은 고양이보다 머리가 좋은 것 같아."

똘망은 총알 옆에 앉아 긴 수다를 떨었다.


"아니야!

머리는 개가 제일 좋아.

내가 생각하기에는 들쥐들이 다 죽었을 거야.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밤나무 밑에 가도 썩은 냄새만 날 거야."

하고 총알이 말했다.


"아니!

우리가 틀렸어.

들쥐들은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살아.

개나 고양이는 죽을지 몰라도 그 녀석들은 생명력이 강해!

더러운 곳에서 사는 것만 봐도 그래.

우리는 더러운 곳에서 하루도 살 수 없잖아!"

똘망은 들쥐들이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총알은 들쥐들이 멍청한 동물이라 생각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똘망은 조용히 밤나무 밑으로 향했다.

들쥐들이 볼 수 없는 뒷산 오솔길을 선택했다.

들쥐들이 사는 밤나무가 잘 보이는 소나무 뒤에 숨어 지켜봤다.


앞산에 보름달이 떠올랐다.

쥐구멍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어린 쥐들이 쥐구멍을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놀았다.


"그렇지!

절대로 죽지 않을 동물이야.

들쥐들을 무시하면 안 돼!"

똘망은 들쥐들을 두려워했다.


보름달이 더 높이 떠오르자

쥐구멍에서 들쥐들이 몰려 나왔다.


"대장!

오늘도 흥부자 집으로 갈 거야?"

하고 젊은 들쥐가 묻자


"아니!

오늘은 오랜만에 최부자 집으로 간다.

우리가 며칠 동안 가지 않아 똘망이나 총알도 잊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오늘은 최부자 집 곳간에 가서 달콤한 쌀을 먹고 오는 거야!

히히히!"

하고 들쥐 대장이 말하자


"좋아! 좋아!"

들쥐들이 좋아했다.


똘망은 소나무 뒤에서 들쥐들이 모여 있는 걸 봤다.

하지만

들쥐들이 하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살이 포동포동 찌다니!

저 녀석들이 누구네 집 곳간을 출입하고 있는 거야."

똘망은 들쥐들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들쥐 대장이

밤나무 가지 그림자 속으로 숨었다.

밝은 달빛을 피해 새까만 그림자를 따라 들쥐들이 이동했다.


"어디로 사라졌지!

분명히

조금 전까지 있던 녀석들이 모두 사라지다니.

다시

쥐구멍으로 들어갔나?"

똘망은 잠시 망설이는 사이 사라진 들쥐들을 찾을 수 없었다.


'멍멍!

멍멍멍!'

총알이 짖었다.

들쥐들이 곳간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하지만

밤나무 옆에서 들쥐들을 찾던 똘망은 달려오지 않았다.

들쥐들이 쥐구멍으로 들어간 줄 알았다.

쥐구멍에서 들쥐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들쥐들은

최부자 집 곳간에 들어가 햅쌀을 먹고 있었다.

어린 쥐들은 벌써 배가 불룩 나왔다.


"조용히!

조용히 하고 먹어."

들쥐 대장은 언제 나타날지 모를 똘망을 생각했다.


'멍멍!

멍멍멍!'

총알이 크게 짖었다.


"뭐야!

집에 무슨 일이 있나?

혹시

들쥐들이 나타났다는 걸까!"

소나무 뒤에 숨어 있던 똘망은 망설였다.

집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더 쥐구멍을 지켜봐야 하나 망설였다.


배가 부른 들쥐들은 하나 둘 곳간에서 나왔다.


"히히히!

자유로운 영혼을 모르는 녀석!

아무리 똑똑해도 줄에 묶어 있으니 어떡하니.

우릴 잡아 죽이지도 못하고 짖기만 하다니.

쯧쯧!"

젊은 들쥐가 총알 가까이 와서 말했다.


"멍멍!

너희들은 죽었어.

내가 줄을 끊어서라도 너희들을 모두 죽일 거야."

하고 소리치며 줄을 당겼지만 총알은 목만 아팠다.


"이제 돌아간다!

돌아갈 때는 오솔길로 갈 거야!

우리가 왔던 길로 가면 아마 똘망이가 지키고 있을지 몰라.

그러니까

모두 조용히 나를 따라와!"

하고 말한 들쥐 대장이 앞장섰다.




똘망은 기다리다 지쳤다.

쥐구멍을 쳐다보다 지친 똘망은 논두렁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후후후! 하하하! 히히히!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머리 좋은 들쥐!

개도 고양이도 이길 수 있는 머리를 가진 들쥐!

후후후! 하하하! 히히히!

배가 부른 들쥐들이 집으로 간다 모두 길을 비켜라!

후후후! 하하하! 히히히!"

들쥐들이 노래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아니!

오솔길이잖아.

저 녀석들이 언제 오솔길로 갔지?"

똘망은 논두렁을 달리다 멈춰 섰다.

몽둥이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당했군!

저 녀석들이 설마 최부자 집 곳간에 간 건 아니겠지.

아니야!

총알이 짖었어.

그렇다면 그 소리가 들쥐들이 왔다는 것일 수 있어."

하고 생각한 똘망은 집을 향해 달렸다.


"왜!

이제 오는 거야."

똘망이 달려오자 총알이 말했다.


"무슨 일 있었어?"

하고 똘망이 묻자


"들쥐!

그들이 왔었어.

곳간에 들어가 배불이 먹고 갔어!"

하고 말하자

똘망은 달려 마루 위로 올라갔다.

열쇠를 들고 내려온 똘망은 곳간 문을 열었다.


"세상에!

세상에 다 먹고 갔어."

똘망은 구멍 난 자루에서 쏟아져 나오는 쌀을 보고 놀랐다.

쌀 자루마다 모두 구멍이 나 있었다.


"이런!

나쁜 녀석들.

모두

잡히기만 해 봐!"

똘망은 곳간 문을 닫고 열쇠를 잠갔다.


"이봐!

우린 내일 혼나겠지?"

총알이 똘망을 보고 물었다.


똘망은

밤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달빛은 유난히 밝게 빛났다.


"죽여버릴 거야!

당장

밤나무 밑으로 가야겠어."

똘망은 날카로운 발톱을 꺼냈다.


논두렁을 달렸다.

달빛이 달리는 똘망을 비췄다.


"대장!

저기 똘망이 오는 것 같아."

하고 보초병 들쥐가 크게 외쳤다.


"모두!

쥐구멍으로 들어 가.

절대로

오늘 밤에는 나오면 안 된다."

들쥐 대장이 외치자 밤나무 밑에서 놀던 들쥐들이 쥐구멍으로 들어갔다.


"나와!

비겁한 녀석들!

당장

나오지 못해."

똘망은 쥐구멍을 들여다보며 외쳤다.

하지만

들쥐들은 한 마리도 대답하지 않았다.

밤나무 위에 앉아 있던 보초병 들쥐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총알과 똘망은 최부자에게 혼났다.

최부자는 이틀 동안 밥도 주지 않았다.


최부자는

머슴들에게 곳간에 구멍 난 곳을 찾아 막으라고 명령했다.

들쥐들도

최부자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장!

이제 어떡하지?"

젊은 들쥐가 물었다.


"어떡하긴!

또 구멍을 내야지.

더 큰 구멍을 내서 곳간에 들어가야지!"

들쥐 대장은 고집 센 최부자 곳간에 들어가는 게 좋았다.

특히

최부자 곳간에 있는 햅쌀이 맛있어 포기할 수 없었다.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총알과 똘망도 머리 좋은 들쥐들을 이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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