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내 굴지의 IT기업에서 작은 팀을 셋업 해서 조직 규모를 2배 정도로 키웠다. 팀원들은 회사의 비전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한 명 한 명 각자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서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있고, 서로를 위해 동기를 부여하며 즐겁게 일을 해오고 있다.
내가 3년 전에 팀을 세팅하기 시작했을 때, 상상했던 모습이었다. 위에 썼던 내용 중에서 첫 번째 문장만이 사실이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 사실은 초짜 팀장으로서 여러 우여곡절들을 겪어왔다. 그리고 그 사실은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그래서 '조직관리'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옳은지 고민을 많이 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에서 CEO나 CTO, CPO 등을 맡아서 운영해보신 분들도 많이 있고 또, 조직관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컨설팅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10명 남짓한 작은 팀을 이끌고 있고, 또 그 경력도 3년 남짓 짧다. 어디서 명함조차 내밀지 못할 배경이다.
그러던 중에 '놀면 뭐하니'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유재석이 '라섹'이라는 부캐 타이틀을 달고 요리를 하는 모습이었는데, 나는 그걸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요리에 대한 두려움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요리를 잘하는 유명 요리사들이 TV에 나와서 이런저런 요리 기법들을 얘기해도 전혀 와 닿지 않고 어려웠는데, 오히려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니, 나와 일체감이 느껴져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면, 너무나도 근사하고 그럴듯한 '잭 웰치'의 조직 관리론보다도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가 나의 자기애를 한 숟가락만 더 부여한다면, 나는 기본적으로 꽤나 분석적인 타입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상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하고, 가설을 잡고 또 실험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회고하는 과정을 계속 가진다. 훌륭한 프리미어의 축구 선수가 되지는 못해도, 옆에서 열 일하는 코치와 같은 스타일이랄까.
나의 이런 장점을 살리고, 또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조직장들에게 위로와 공감, 그리고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