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일
안녕하세요? 오늘은 음력 구월 사흘째 되는 날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입니다. 대학원 과제를 치러내느라 글쓰기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손을 댑니다.
삭막하고 황량한 가을의 끝자락 숲길에서 만난 국화과의 노오란 고들빼기가 오늘 유달리 반가웠습니다. 식물 전체를 약재로 쓰기도 하며, 겨울이 되면 어린뿌리를 싹이 붙은 채로 캐로 나물이나 김치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우포늪, 생태갤러리 참조)
작디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고들빼기를 보며 과연 나는 누군가의 입과 눈을 채워주는 사람이었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와 눈길, 작은 베풂을 자주 실천하는 하루하루를 살아보기로 합니다.
이제 곧, 입동입니다. 한 해 살림살이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합니다. 늘 건강 유의하십시오. 고맙습니다.
謝事當謝於正盛之時(사사당사어정성지시) 물러나려면 한창일 때 하고
居身宜居於獨後之地(거신의거어독후지지) 몸은 늘 뒤에 두어라
謹德須謹於至微之事(근덕수근어지미지사) 좋은 일은 지극히 작은 곳에서 시작하고
施恩務施於不報之人(시은무시어불보지인) 은혜는 갚지 못할 사람에게 베풀라
- 홍응명(洪應明, 1573~1619), <은혜를 베풀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