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몰랐다.
처음엔 몰랐다. 그것들의 존재를. 바닥 장판 색깔 탓인지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나중에 책상 다리와 침대 주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들이 얽혀 매생이 마냥 바다가 아닌 내 집 바닥을 여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그 사이 매생이는 번식을 시작하고 있었다.
하루하루 청소를 미뤘다. 미룰 수 있을 만큼. 그러다 어느 날,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보게 된 방 바닥은 덤불 숲이나 마찬가지였다. 생각도 않고 물티슈를 꺼내들곤 밟았다. 발로 슥슥 밀면서 덤불 더미들을 모아나갔다. 널부러진 물건들을 피해 빙글빙글 돌며 삭삭 훔쳤다. 물티슈 한장도 모자라 세네장을 쓰고 나서야 바닥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리에 누우려는데, 뭔가 부족한 상쾌함이었다. 아차, 햇빛도 안들고 모기가 들어온다는 이유로 닫고 지내던 유일한 창문을 열었다. 선선한 바람이 스멀스멀 들어왔다. 습기찬 듯, 고여있어 무거웠던 공기가 차갑고 가벼운 공기와 교체되었다. 청소도 하고, 환기도 하고, 뿌듯하고 상쾌했다. 다시 자리에 누워 기분 좋게 잠을 청했다.
내 방은 한 켠에 책의 산이 자리잡고 있었고 반대편엔 옷이 천장까지 올라있었다. 침대 주변으로는 널부러진 테이블과, 좌식의자와, 노트북이 있었다. 크기가 제각각인 서랍장과 그 위로 나와있는 물건들이 방을 더욱 너저분해 보이게 했다. 꽉 찬 쓰레기 봉투와 잉잉 거리는 날파리들, 물기가 닿은지 한참 된 설거지 거리들과 재활용품도 잊으면 안된다.
화장실을 갈 때만 자리에서 일어나던 나는 비몽사몽 잠결에 물건들을 피하며 비틀비틀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에 깔려있던 수세미로 써도 될 법한 머리카락 뭉치들을 까먹은 채로 말이다. 나는 눅진한 화장실 바닥과 머리카락을 밟고 쭉 미끄러졌고 머리가 화장실 문턱에 떨어졌다. 내 기억은 부딪히기 직전에 끊겼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엎어져 있었고, 다리만 금이가 뼈가 어긋난 상태로 사건(?)이 마무리 되었다.
부러진 다리로 이삿짐을 쌀 때도 짐 때문에 꽤 고생을 했다. 모든 물건이 나와있어서 그걸 다 박스에 포장해야 했다. 와르르, 와장창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뒤늦게 얻은 팁으로, 방의 경우에는 서랍장, 책장, 옷장을 들여 물건들을 깔끔하게 보관하면 보기에도 좋고 청소도 쉬워진다.
그리고 이전에도 얘기했던 내용이지만 화장실 환기와 청소도 빼놓으면 안된다. 참, 집안 환기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