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ut = output?
나의 일에 대한 철학은 단순합니다.
input은 결국 output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시간이라든가, 노력, 성의와 진심 같은 것들 말이죠. 무엇을 얼마나 넣었는지는 생각보다 정직한 방식으로 결과를 냅니다. 커피에 설탕을 한 스푼 넣었는지 두 스푼 넣었는지는, 첫 모금에서 바로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막상 100을 넣으면 반드시 100이 돌아온다고 믿는 쪽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그런 믿음으로 살았던 적도 있습니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꽤 강하게 주장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나는 세상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채점표 같은 것이 있고, 우리는 정직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재능 30점, 노력 40점, 태도 30점, 총점 100점, 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살아보니 세상은 그런 식으로 말끔하게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정확한 채점표는커녕, 공정한 환산이 늘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설령 무언가 100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그 타이밍은 대체로 제멋대로였습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식 요행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통하지 않는 것도 아닌, 삶은 여러모로 종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다면 10을 넣고 100을 기대하는 쪽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건 희망이라거나 도박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단순한 계산 착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기대치가 현실을 앞질러 달려가다 우당탕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늘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아, 이 정도로는 안 되는 일이었군. 혹은, 계산이 틀렸군, 하고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세상은 대체로 나를 관대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아주 냉정했던 적도, 지나치게 잔인했던 적도 없었습니다. 다만 너무 물렁한 계산에는 한 번도 속아준 적이 없습니다. 노력을 과대 포장하거나, 진심에 진심이 아닌 것들을 슬쩍 끼워 넣는 순간, 세상은 조용히 검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나를 납득시키거나 부끄럽게 만드는 쪽이었습니다.
요즘 들어 나는 '이만큼 넣었으면 이 정도를 기대하는 게 적당하겠지'라든가, '이 정도를 내려면 반드시 이만큼은 들여야겠지' 하며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 모습이 썩 쿨해 보이지는 않지만, 의외로 마음은 전보다 편합니다. 적어도 "얼마나 더 해야 하지?" 라며 중도에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허둥대지는 않게 되었으니까요. 아마도 그것이 내가 일에 대해 가까스로 찾은 최소한의 균형감각일 것입니다. 오늘의 나는 넣을 수 있는 만큼, 혹은 넣기로 약속한 만큼을 분명하게 넣고, 결과는 내일의 나라던지 세상에게 맡기는 것이랄까요.
나의 철학은 여전히 단순합니다. input은 결국 output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일이든 삶이든 말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는 오차라던지 지연도 있고, 때로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모순도 끼어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넣지 않고 무언가를 기대할 수는 없고, 넣은 것 이상을 당연하게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오늘도 이 단순한 마인드를 다잡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