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라는 플랫폼에서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소규모 공간이 가진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정서 때문이다.
나는 평소 오픈채팅을 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았고, 솔직히 편견도 있었다.
‘입장했습니다’와 ‘나갔습니다’가 수시로 교차하는 무표정한 공간,
아무도 인사 없이 들락날락하는 무례함이 일상이 된 공간을 싫어했다.
그런데 그곳은 달랐다.
오픈채팅방이었지만 멤버 수는 고작 다섯 명.
‘간판만 걸어둔 채 방치된 방이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가입하자마자 방장이 재빠르게 인사를 건넸다.
능숙하게 채팅방으로 이끄는 말투였다.
첫 등장의 뻘쭘함을 견디고 있을 무렵,
‘윤시화’라는 닉네임의 그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서온님~”
그 한 줄의 문장만으로,
나는 이 방에 남을 이유를 충분히 찾았다.
둘째 이유는, 당근 모임이었지만 글쓰기에 진지했다는 점이다.
나는 원래 문학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본업 또한 글쓰기와는 정반대에 있었고,
문학책 한 권조차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부담 없이, 소박하게 글을 써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었다.
모임은 오픈채팅 외에도 별도의 네이버 게시판을 운영했고,
방장은 한국문학을 좋아한다고 했으며
윤시화는 등단 시인이라 소개됐다.
공지에는 ‘매주 정해진 글감에 따라 글을 쓰고,
2주 이상 활동하지 않으면 강퇴’라는 규칙이 적혀 있었다.
소박하지만 진지한 글쓰기, 완전히 내 취향이었다.
그들의 글은 실제로 정성스럽고 따뜻했다.
주어진 글감 하나에 자기 생각을 꿰어 문장으로 엮어낸 글들은
글쓰기 입문자인 나에게 마치 수공예품처럼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곳의 멤버들은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글로 서로를 응원했다.
게다가 새로 온 나를 편견 없이 환영해 주었다.
이 정도라면 내가 관등성명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어차피 마주칠 일 없는 온라인 공간인데,
숨길 이유도 없지 않은가.
나는 곧 그들의 따뜻함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나이·출신지·결혼 여부까지
내 이름 앞에 주렁주렁 덧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관등성명이 가져올 후폭풍을
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임했다.
안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