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도전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움이다. 늘 함께하던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을 접하게 해 준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다양한 경험은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내적 성장을 추동해 준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크지만 새로운 사람과 함께 새로운 풍경,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이다.
여행 중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면 혼자 여행해야 한다. 여행 출발 때부터 누군가와 동행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나 홀로 여행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곳을 종횡무진하면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이다.
그러나 나 홀로 여행은 몇 가지 단점을 감수해야 한다. 내 얼굴 나오는 사진 찍기 어렵고 혼밥이나 혼술 할 때 적적하며 여행 동반자가 있는 것에 비해 도난, 분실, 사고등에 취약하고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도 쉽지 않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나 홀로 여행을 꺼리게 된다. 여행지에서 나 홀로 여행객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 보게 되는 나 홀로 여행객은 용감한 2030이 대부분이고 중장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삿포로와 프라하에서 방 여러 개짜리 민박집에서 한달살이 하는 동안 많은 투숙객이 지나갔는데 나 홀로 여행객은 일본과 프라하 모두 2030 여성 한 명씩이었다. 기혼자는 혼자 여행하기 쉽지 않아 미혼인 2030 여성들이 나 홀로 여행을 많이 하는 듯하다.
나는 3년째 나 홀로 해외여행 중이다. 나 홀로 여행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갈 수 있으며 여행지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좋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가려면 여행기간과 장소 맞추기도 힘들고 여행지에서도 서로 원하는 게 달라 나의 자유가 제약된다. 나에게는 자유로움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므로 나 홀로 여행의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여행을 즐기고 있다.
자유가 좋아 나 홀로 여행을 하고 있으나 불편하고 아쉬운 것들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한달살이 중 카페에서 노트북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문득문득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진다. 누군가와 함께 관광하고 식사하고 차 마시며 수다를 떨고 싶어진다. 한 달 중 3주는 나만의 자유를 누리더라도 1주일 정도는 누군가와 함께 돌아다니고 싶다.
나 홀로 여행을 결정 후 나 홀로 여행유투버의 영상을 많이 본다. 대부분이 2030 남자 들이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구석구석의 풍경과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여행 중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 데이트하고 여행 동반자가 되어 함께 여행하고 다시 각자 갈길을 가는 낭만적인 영상도 많다. 나 홀로 여행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다가 가끔은 누군가를 만나 동행이 되어 함께 여행하고 또다시 각자의 길을 가는 젊은 유튜버들의 모습이 부럽다. 내가 나 홀로 여행하면서 바라는 모습이다.
나는 젊은 시절부터 나 홀로 여행을 즐겼다. 50년 전 대학시절 여름방학이면 배낭에 텐트만 짊어지고 동냥밥을 얻어먹으며 무전여행 했다. 당시는 해변마다 텐트촌이 있었고 젊은 남녀들이 텐트촌에서 야영했다. 지금의 2030 젊은이들이 세계를 헤집고 다니면서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 데이트하고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 나는 텐트촌을 헤집고 다니며 매력적인 여성을 찾아 동냥밥을 얻어먹고 밥을 준 고마운 여성과 데이트를 하고 그게 인연이 되어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무대가 다를 뿐 여행지에서 젊은 남녀 로맨스는 불멸이다.
지공거사가 되어 나 홀로 여행을 시작하면서 50년 전의 나 홀로 여행을 떠올렸다. 그때처럼 로맨스는 아니더라도 서로 사진 찍어주고 화장실 갈 때 내 짐을 지켜주고 함께 식사하고 맥주 마실 수 있는 상대를 만났으면 하는 소박한 꿈을 가졌다. 이 나이에도 그게 가능할까?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놀랍게도 열 번째 한달살이 동안 매번 여성 동행자가 생겼다.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 홀로 여행의 단점은 남녀노소 누구나 느끼는 공통사항이다. 외롭고 불편하고 아쉽고 심심하다. 나 홀로 여행객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혼자의 불편함과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여행지에서 누군가와의 만남을 원한다. 나 홀로 여행객이 여행지에서 만나 동행이 될 수 있는 대상은 나 홀로 여행객이다. 일행이 있는 여행객 사이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나 홀로 여행객은 2030 젊은 여성이 많다. 홀로 여행 온 2030 여성들이 나 홀로 여행온 잘생긴 2030 남자를 만나 동행하고 싶겠지만 아쉽게도 혼자온 남자는 없고 온통 여성들 뿐이다. 국내던 해외던 여행지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일시적인 여행친구는 영원한 동반자를 구할 때처럼 신중하게 고를 필요는 없다. 저 사람과 함께 다니는 게 안전하고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젊고 잘생긴 2030 남자를 못 찾은 2030 여성의 눈에는 아쉬운 대로 혼자 여행하는 4050 아재들도 동행의 대상이 된다. 이쁘게 사진 찍어주고 화장실 갈 때 가방 들어주는 용도로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을 안 찍고말지 6070할배와 함께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인은 우수한 유전자로 인해 기본 열 살은 젊어 보인다. 피부과에 가서 점 빼고 염색하면 추가로 열 살 더 젊어 보인다. 나는 매달 염색하고 몇 년에 한 번씩 피부과에 가서 점도 뺀다. 70이 가까운 할배 나이이지만 50대 아재로 봐준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사실이다. 나 홀로 여행온 2030 여성들이 나를 4050 아재로 착각하여 여러 번 동행이 되었다. 2030 딸내미들이 사진 찍어주고 화장실 갈 때 내 가방 들어주고 식사비와 술값 반띵하면서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처럼 염색과 피부관리한다면 앞으로도 몇년간은 아재로 위장이 가능할 것이다.
여행 동행자를 만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여러 명이 공동사용하는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다. 나는 에어비엔비로 숙소를 예약하며 월 숙소비 100~200만 원 정도의 집을 구한다. 동남아처럼 숙소비가 저렴한 곳은 100만 원에도 훌륭한 독립공간을 예약할 수 있지만 일본, 유럽은 200만 원으로도 독립공간을 예약하기 어렵다. 위치가 좋은 곳에서는 방만 혼자 쓰고 욕실과 주방을 공동 사용하는 곳이 200만 원 수준이다. 공동욕실과 주방을 사용하는 숙소는 여행객 여러 명이 함께 지내게 되며 주인이 함께 살기도 한다. 이런 곳에서는 저녁이면 주인 또는 여행객들끼리 맥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처음 한달살이 한 제주도에서는 펜션을 예약했다. 도착해서 보니 주인이 내 또래 여성이었다. 그녀는 혼자된 후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에 펜션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내가 올레길을 걷는다고 하니 자기도 아직 올레길 못 걸었다면서 함께 걷자고 한다. 여주인과 동행이 되어 올레길을 걸었다. 혼자 적적하게 보내던 그녀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함께 올레길을 걸은 후에는 맛집, 카페를 찾아다니며 함께 식사하고 와인도 마시면서 즐겁게 한 달을 보냈다. 한 달 동안 심심해서 어쩌지 걱정했었는데 우연한 행운이 찾아와 즐거운 한 달을 보내고 왔다. 나 혼자 가더라도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해외 한달살이를 떠났다.
다음으로 간 일본 삿포로 한달살이는 퇴직한 부부가 방 5개짜리 집에서 여행자 숙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맥주를 사가지고 가서 주인부부와 함께 마셨다. 마시다 보면 여행객이 한두 명 합류해서 맥주파티가 되기도 했다. 온천욕을 좋아하는 여주인은 매주 온천을 갔으며 나는 여주인을 따라다녔다. 매번 새로운 온천을 찾았고 귀가할 때는 맛집을 찾아 식사하고 주변의 관광지를 들렀다. 나 홀로 한달살이였지만 친척집에서 지낸 듯 주인부부와 부대끼며 살았다. 지금 발리에서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한달살이 중이다. 주인 부부 그리고 내 옆방에서 지내는 호주인 부부와도 차츰 친해지고 있다. 나 홀로 한달살이이지만 함께 밥 먹고 맥주마실 사람이 옆에 대기 중이다.
숙소에서 만난 여행객과 일행이 되어 함께 여행하는 경우도 있다. 삿포로와 프라하에서는 여러 명의 여행객이 함께 지냈다. 나는 한달살이이지만 대개의 여행객들은 3박 정도하고 다른 곳으로 간다. 새로운 여행자들은 오래 거주한 나에게서 정보를 구하며 대화중 가까워지면 다음날 함께 주변 관광을 하고 식사와 카페에서의 맥주 한잔이 이어진다. 숙소에서 만난 나 홀로 여행객은 대부분 2030 여성이다. 이들은 혼자 여행할 정도로 용감 하지만 안전을 중요시한다. 위험회피를 위해 나를 보호자로 생각하고 따라다닌다. 나는 아빠가 딸 데리고 다니듯이 애들을 챙긴다. 삿포로에서는 독일 딸내미를 프라하에서는 터키 딸내미를 데리고 이삼일 함께 시내와 주변을 관광했다. 외국 딸내미를 데리고 새로운 풍경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나 홀로 여행의 묘미이다.
여행지에서 나 홀로 여성 여행객과 동행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젊은 유튜버들이 여행지에서 만난 여성들과 동행이 되어 함께 여행하는 것과 동일하다. 지공거사에게도 이러한 행운이 오기도 한다. 삿포로 한달살이 중 투어버스에서 일본 중년여성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오사카에서 혼자 여행온 영어교사이다. 영어로 소통하면서 그녀와 3일간 함께 여행했다. 그녀는 나를 보러 서울에 왔고 내가 한달살이 하던 곳으로도 놀러 왔다. 지공거사에게도 이런 로맨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베트남 냐짱에서는 우연히 버스 옆자리에 앉은 2000년생 조지아 딸내미와 친해졌다. 내 옆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 파격적인 딸내미에게 당황했으나 딸 데리고 다니듯이 4일간 함께 여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천방지축인 딸내미를 따라 디스코 파티를 가고 놀이공원 청룡열차를 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가끔 인스타로 소식을 주고받는다. 작년 프라하에서 한달살이 할 때 오겠다고 했는데 일정이 틀어져서 못 왔다. 4월부터 이스탄불, 부다페스트, 비엔나 한달살이 한다고 했더니 오겠단다. 또다시 파격적인 모습을 보게 될 듯하다.
자주 마주치는 여성과 가까워지기도 한다. 한달살이 하다 보면 매일 카페에서 글 쓰고 외식하면서 단골카페와 단골식당이 생긴다. 단골이 되면 주인, 종업원과 친해지며 자주 보게 되는 다른 단골손님과도 눈인사하면서 가까워진다. 지난달 프놈펜 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이스라엘 부부도 자주 마주치다 보니 가까워진 경우이다. 수영장에서 자주 보게 되니 서로 인사하고 함께 식사하고 친구가 되어 매일 오후 수영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베트남 냐짱에 거의 매일 가던 식당 카운터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매력적인 여인이 있었다. 한달살이 끝나갈 무렵 남자사장이 오더니 왜 혼자 식사하는지 뭐 하는 사람인지 나이는 어떤지 등 이것저것 묻는다. 나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되자 카운터에 앉아있는 여성이 싱글인데 한국인을 사귀고 싶다고 하는데 어떠냐고 묻는다. 한 달간 내 모습을 지켜보다가 믿을만한 남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달살이 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함께 밥이라도 먹었을 것이다. 내가 내일 귀국인데 곧 다시 올 것이니 와서 연락하겠다고 하고 끝났다.
치앙마이에서는 매일 집 앞 카페에서 노트북 작업을 했다. 자주 보는 사람들과 눈인사하면서 지내는데 어느 날 옆자리에 앉은 여성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몇 주 동안 서로 눈인사를 나눴기 때문에 금방 가까워진다. 홍콩녀인데 이혼 후 초등학생 자녀를 이곳 국제학교에 입학시키고 애들이 학교 가면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전남편이 양육비를 넉넉히 보내줘서 혼자 애 키우며 산단다. 그녀가 차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주변관광을 다녔다. 가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혼자 가기 뻘쭘한 곳이 많았나 보다. 함께 갈 사람이 생기니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았고 덕분에 나도 구경 잘했다. 내가 치앙마이를 떠나면서 인사했더니 몹시 아쉬워한다. 다음에 또 오겠다고 했다.
비엔티안에서는 호텔직원과 가깝게 지냈다. 그녀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맛집을 찾아다녔다. 지난 글에 썼듯이 그녀로부터 사랑의 고백을 받았다. 월급여가 20만 원인 나라에서 월 100만 원 하는 호텔에 투숙하고 있으니 내가 엄청 부자로 보여서 저절로 사랑이 생겼을 것이다. 돈 많다는 것만 보고 사랑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돈 많다는 것은 여자를 혹하게 하는 커다란 장점이다. 오죽하면 한국 최고의 여배우가 20살이나 많은 부자남자와 결혼하겠는가? 냐짱에서 식당 매니저가 나에게 호감을 느낀 것도 호텔에 머무르면서 매일 비싼 음식을 사 먹으니 내가 부자로 보여서였을 것이다. 하루 3만 원 하는 호텔과 한 끼 만원 식사가 한국인에게는 별거 아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 소득 수준으로는 충분히 부자로 보일 것이다. 한국남자는 동남아에 가면 일단 부자로 여겨져서 여성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한국에서 알던 지인을 여행지에서 만나서 동행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 체류할 때는 여행카페에서 주관하는 국내여행을 자주 한다. 몇 년째 카페 여행을 했더니 함께 밥 먹은 회원들이 꽤 되며 이들에게는 내 브런치 글을 보내준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내가 어디를 여행 중인지 대충 안다. 내가 한달살이 하는 곳에 여행온 지인들이 가끔 나에게 연락하여 만나기도 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손자 영어학원에 입학시키고 한달살이 하고 있는 카페회원을 만나 동행했고, 타이베이에도 지인이 찾아와 며칠 함께 했다. 치앙마이에서는 겨울마다 서너 달 머물면서 골프 하는 지인부부를 만나 시간을 보냈다. 발리는 워낙 유명한 휴양지여서인지 많은 지인들이 내가 있는 기간에 맞춰 오겠다고 한다. 발리도 심심치 않은 한달살이가 될 듯하다.
여행지에서 이성을 만나 데이트하고 함께 여행하는 것은 2030 젊은이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지공거사도 여행지에서 누군가를 만나 함께 여행하고 식사하고 심지어 로맨스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의외이다. 나 홀로 여행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행 중 여성과만 동행한 것은 아니다. 남자들과도 교류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여성들과는 서로의 수준에 무관하게 일상사를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 남자와의 대화는 은연중 경쟁심이 생기게 되어 불편하다. 치앙마이 카페에서 만난 내 또래 남성은 나와 대화가 시작되자 명함을 건넨다. 퇴직 전 화려한 경력이 쓰여 있으며 지금도 무슨 회장이라고 적혀있다. ”아이고 훌륭하십니다 “ 했더니 은근히 자기 자랑이어서 불편하다.
비엔티안 카페에서 만난 50대 초반 남성은 핸드폰 분실 때 도와줘서 내가 밥을 샀다. 좀 친해졌다고 생각해서인지 자기 얘기를 한다. 개인사업 하는데 서너 달에 한 번씩 비엔티안에 와서 젊은 여성과 연애한다면서 민망한 무용담을 들려준다. 이런데 오셨으니 카페에서 노트북이나 두들기지 마시고 젊은 여성과 연애도 좀 하라고 충고도 해준다. 흥미진진했지만 여행을 함께 하고 싶지는 않다.
작년 치앙마이에서 만난 캐나다 퇴직자는, 10년째 겨울마다 치앙마이에 와서 살고 있는데 월 500불에 태국 여성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며 자랑이다. 원하면 나에게도 보살펴줄 여자를 소개해 주겠단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돼서 좋았지만 함께 여행 다니고 싶지는 않다.
지난달 프놈펜 호텔 수영장에서 만난 이스라엘 교수는 함께 밥 먹다가 북한 핵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나의 견해를 물어본다. 무지 불편하다. 교수의 지적인 얘기보다는 교수부인의 영양가 없는 수다를 듣는 것이 더 좋다. 여성들의 수다는 재미있게 들어줄 수 있으나 남자들의 은근한 자랑질은 듣기 싫다. 내 얘기를 듣는 상대 남성도 나의 얘기가 은근한 자랑질로 들릴 수 있다. 그래서 모르는 남성과의 동행보다는 여성과의 동행을 선호한다.
발리 한달살이 이후 잠시 귀국해서 건강검진 하고 다시 유럽으로 떠난다. 이스탄불, 부다페스트, 비엔나에서 한달살이 할 계획이다. 이제 어디를 가던 함께 여행하고 식사할 사람이 생긴다는 것을 안다. 숙소를 예약할 때부터 이를 고려한다. 부다페스트와 비엔나는 주인과 함께 거주하는 여행자 숙소를 예약했다. 여러 명의 여행자를 만날 것이며 그곳에서 함께 여행할 일행이 생길 것이다. 주인과 여행동행도 가능할 것이다. 나 홀로 해외 한달살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가는 특별한 즐거움이자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