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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Dec 25. 2020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3가지

메타인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단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인지 과정에 관한 인지능력’을 일컫는 말로 1976년 발달심리학자 존 플라벨이 만든 용어이다. 메타인지를 좀 더 다르게 표현하면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아는 것’,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메타인지가 왜 중요할까? 더 훌륭한 ‘전략’ 혹은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 간에서 기억 능력은 생각보다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메타인지는 차이가 심했다. 그래서 둘 사이의 공부법이 다르며 바로 그 전략 때문에 성적의 격차가 생긴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효율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으며 어이없는 실패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피드백이다. 자기가 수행한 일에 대해 반성, 리뷰, 점검을 하게 되면 자신의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공부한 후에 연습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런 셀프 피드백 말고 타인의 피드백도 효과가 크다. 전문가, 상사, 선배, 동료 등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받게 되면 메타인지 수준은 급격하게 올라간다. 두 번째는 전략 그 자체를 배우는 것이다. 전략 혹은 방법론을 공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전략이 나온 이유에 대해 알게 된다.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메타인지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세 번째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메타인지가 올라간다. 직접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이다.


특히 지금 강력하게 추천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같은 책들은 나와 우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지식들을 담고 있다. 이런 책들은 그냥 읽기만 해도 메타인지가 레벨업이 된다.



25년간 생명과학 분야를 연구한 윌리엄 빌 설리번 인디애나의과대학 교수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통해 생물학적 관점으로 나와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사람마다 입맛, 식욕, 중독성, 감정, 지능, 폭력성, 애정관계, 신념 및 종교 등이 다른 이유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게 만들까? 유전자, 환경(후성유전학), 장내 미생물이다. 3장 ‘나의 식욕과 만나다’ 편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다.


1. 유전자


비만으로 각종 질병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식욕을 억제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고 자제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자제력 문제가 아닌 사람들이 있다. 보통 사람보다 식욕억제가 몇 배 혹은 몇십 배나 힘든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이 그렇다.


우리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하더라도 적정 수준에서 숟가락을 놓는 이유는 렙틴이라는 포만 호르몬 때문이다. 아 이거 너무 배부른데...라는 생각과 함께 눈앞에 있는 진수성찬이 아쉽지만 놓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렙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안고 태어난 사람은 음식을 충분히 먹어도 렙틴이 분비되지 않는다. 결과는? 배 부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포만감을 느낄 수 없으니 한 손으로 꽉 쥔 치킨을 그대로 놓을 리가 없다.


어떤 사람은 렙틴이 잘 생성이 돼도 식욕을 멈출 수가 없다. 렙틴 수용체 관련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렙틴을 통해 포만감 신호를 주는데 수용체에 문제로 뇌는 귀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몸은 포만감 신호를 모르는 체하며 끊임없는 식욕을 발산시킨다. 


Taq1A라는 유전자 변이는 뇌의 도파민 수용체의 양을 줄여 비만을 유도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먹어야 일반적인 사람과 같은 수준의 도파민 보상을 인지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비만이 자제력 부족이 아니라 유전자 변이 때문이라면? 문제 해결 방법이 달라야 한다. 메타인지가 높아지면 뭐다? 전략이 바뀐다.


2. 환경(후성유전학)


나를 둘러싼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힘이 있다. 심지어 나의 유전자 발현을 바꿀 정도로 강력한 환경들이 있다. 


노란색 털을 갖고 태어난 쥐들은 아쿠티 유전자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비만이 될 확률이 일반적인 갈색 털의 쥐보다 높다. 그런데 노란색 털을 갖고 태어나야 할 쥐들이 갈색 털로 태어날 수도 있다. 어떻게? 임신한 어미가 건강한 식단과 함께 하면 된다.


비만 관련 유전자가 있어도 발현이 안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환경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미의 식단은 태아의 DNA 메틸화를 강화해주고 이는 아구티 유전자의 침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이 비만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유전자가 전부가 아니다. 환경이 그리고 더 나아가 유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중요하다. 폭력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폭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만약 폭력성 유전자가 있는 아이가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유전자의 힘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다. 


3. 장내 미생물


장내 미생물, 21세기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학문이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식욕, 건강, 심지어 감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 가설 자체가 ‘미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 미친 일이 미친 일이 아님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이 없이 태어난 무균 생쥐는 균이 없어서 좋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건강하지 못하다. 특히 삐쩍 말랐다. 삐쩍 마른 무균 생쥐에게 정상적인 생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시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놀랍게도 정상적인 체중으로 변한다. 그렇다면 비만인 생쥐의 장내 미생물을 전해주면? 충격적 이게도 비만이 된다. 


유전자가 같은 쌍둥이임에도 한 사람은 비만 한 사람은 날씬한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를 알게 되었다. 두 부류의 장내 미생물이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의 미생물이 우리의 식욕과 체중을 쥐고 흔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과 감정, 기분, 정신질환과의 관계가 깊다는 연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장내 미생물이 나라는 존재를 규명한다. 어떤 장내 미생물을 조성할 것인가는 곧 나란 존재를 재구성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를 이해하는 관점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유전자, 환경(후성유전학), 장내 미생물이라는 3가지 관점을 추가하게 된다면 나와 우리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높아진 메타인지는 개인의 인생 전략뿐만 아니라 인간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메타인지를 높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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