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설 자리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자고 늘 마음을 먹지만, 나의 하루는 매번 후회로 점철된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굳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했었는데,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후회 안 할 자신이 없기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뿐, 사실 나는 누구보다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었다. 돌아가서 별로 할 일은 없다. 두 가지의 선택지 중에서 안 해 본 것을 해볼 뿐이다. 물론 그것 역시 후회일 게다.
한 번쯤은 다들 그런 상상을 해보지 않나. 과거로 돌아가서 비트코인을 산다느니, 어떤 주식을 산다느니,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보겠다느니, 미친 듯이 한 번 놀아보겠다느니 등등의 온갖 상상을 펼쳐본 경험들이 다들 있다. 꿈에 미쳐서 그리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던 20대의 나와 30대의 나는 막상 저런 생각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불쌍한 것인지, 불행한 것인지, 상상함에서 오는 행복 또한 누리지 못하였다.
나는 줄곧 삶을 f(x)=sin x의 그래프로 표시하곤 한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딱 우리네 삶의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보통은 1과 -1을 오가는 인생이지만, 나의 삶은 0과 -2를 오가는 그런 삶의 모습이었다. y축으로 -1만큼 이동된 모습이 너무 나와 같아서 이만 바득바득 갈았다. 그리곤 돌아서서 처절하게 부딪히고 살아내었다.
‘부단하게’라 함은 ‘꾸준하게 잇대어 끊임이 없다’라는 뜻이다. 잇댄다는 것은 ‘끊어지지 않게 계속 잇는 것’을 말한다. ‘부단하게’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훌륭한 인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딱히 행복한 인생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갈면서 살아가는 인생이라도 한 가지 괜찮은 것이 있다면, 꾸준하게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버둥버둥 몸부림치는 것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무척이나 힘이 든다는 사실을.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나의 삶을 아끼고 사랑한다.
어제도 힘들었고, 오늘도 힘들었다. 뜨거운 날씨 한가운데에서 열기를 온몸으로 맞아내며 살아낸 나의 하루는 내일이라고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고 해 보야 하는 이유는 부단함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오르락내리락하는 뻑뻑한 삶 속에서 행복이 설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