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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Oct 13. 2020

어떻게 한 기관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을까?




      

첫 직장에서 이직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한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몇십 년을 일하는 것이 당연했다면 요즘에는 한 직장에 오래 다니는 것이 오히려 더 귀한 상황이 돼 버린 것 같다.    

한 번도 이직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체계에서 일을 해 본 적없다. 나도 이렇게 한 기관에서 오래 일할 줄은 몰랐다. 용기가 없어서 그랬는지 퇴사의 고비는 많았지만 퇴사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나는 어떻게 한 기관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을까? 수많은 퇴사의 고비를 넘겨가면서 말이다.

 

처음 몇 년은 내가 만들어 낸 “성과”가 좋아서 일할 맛이 났던 것 같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성과들이 참 좋았다. 처음 시도한 일들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안정화되는 것을 보며 많이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 중간관리자가 되고 나서는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이 일을 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한창 주어진 업무도 많았고, 팀원들 업무까지 봐주게 되면서 항상 책임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때로는 그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러 힘들 때도 많았지만 견딜만했었던 것 같다. 또한 팀원들이 다 내 맘 같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름 견딜만한 무게라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서는 “가치관”이 중요한 지표가 되어 일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일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고, 그에 따라 일 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가 직장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치관이 맞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내가 속해 있는 기관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충돌한다면 내가 이 기관을 떠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시간에 따라 내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원천은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간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와 역할, 직장 내에서 나의 위치가 달랐기 때문에 그 원천도 달라졌을 수도 있다.


직장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누군가는 직장동료라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직원 복지가 좋아서라고 할 수 있다. 각자 사람들마다 직장생활 내 힘을 얻을 수 있는 원천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 원천은 직장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될 것이다. 어느 부분을 중요시 여기는지에 따라 퇴사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 만족과 불만족의 이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있어 100% 만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 같다. 만족하는 부분이 있으면 불만족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가 만족이 된다면 다른 불만족을 참아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거 하나가 충족되면 다른 것들은 참고 이겨낼 수 있다는 하나를 말이다. 그 힘이 직장생활 내 스트레스, 부정적 감정들의 크기를 줄여줄 테니. 100% 없애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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