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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Oct 20. 2020

내가 요즘 이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팀별 회의를 하는 중 전달사항을 이야기하고, 말 끝에 '내 말을 이해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팀원이 그 말 요즘 들어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인걸 아냐고 했다. 나도 모르게 정말 많이 하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느낄 정도라면.          

               

A라고 말했는데 B라고 이해하는 일들이 다수 발생되면서 모든 전달사항 끝에 나는 습관적으로 "내 말을 이해했나요?"라고 질문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저 질문을 했을 때 팀원들의 대답 유형은 '이해를 하고 대답을 하는 유형', '이해하지 못했다고 대답하는 유형', '이해하지 못함에도 이해했다고 애매하게 대답을 하는 유형'으로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팀원들의 대답 유형을 따라 나도 그에 맞게 대응을 해나갔던 것 같다.      

     

'내 말을 이해했나요?'라고 질문했을 때 이해하지 못했어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팀원들 입장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신입직원일수록 그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렵겠냐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편하게 ‘이해 못했으면 못했다’라고 하면 되는데 '누군가에는 내가 어려운 상사일 수도 있겠구나'. '십 년이 넘는 연차 차이가 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컸었나 보다.                     


‘내 말을 이해했나요?’ 저 질문 자체도 한편으로는 나를 위함이 아니었을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상황을 넘겨버리면 한번 수정하고 넘어갈 일이 두세 번 수정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보다는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해서 나도 모르게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팀원들 입장에서는 나의 설명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전달사항은 상대방의 위주보다는 내 위주로 전해지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라는 것을 팀원에게 듣고 난 후부터는 '상대방에게는 어려운 설명일 수 있다'라는 것을 계속 염두하며, 내 말을 이해했는지 직접적으로 묻기보다는 팀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상황을 판단하게 되었다.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거나 눈빛에서 불안함이 나타나면 전달사항에 대해 다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 판단하고 다시 한번 설명을 해주고 있다.     



내 말을 이해했나요?
 

이 말 한마디에도 각자 입장차가 있음을 보면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특히 팀원과의 관계에 있어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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