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나의 몫은 과연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나란 사람은 한 명인데 한 번씩 나에 대해 너무 과한 몫들이 주어지는 것 만 같다.
봐야 할 서류들은 돌아서면 쌓이고, 돌아서면 쌓인다. 그리고 질의사항들을 가지고 팀원들이 돌아서면 찾아오고, 돌아서면 찾아온다. 관리 자니깐 결재를 봐야 하고, 팀원들을 챙겨주는 건 '당연한 일' 아니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근데 어디까지가 '당연한 일'인 걸까?
다수의 팀원들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하나하나 사업들의 세부사항까지 다 알지 못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담당자들보다 때론 더 많은 세부사항들을 알고 있을 때도 있다. 담당자들보다 더 많은 세부사항을 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근데 담당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다.
팀원들의 서류를 1차 대리들이 검토해주는데 자신은 이 사업을 해 본 적이 없어서 피드백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 어찌나 이렇게 당당한 걸까. 자신은 해본 적 없어서 피드백을 줄 수 없다 하면 끝인가. 그 당당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나 같으면 그 상황이 쪽팔려서라도 어떻게 서든 고민을 하고, 질문에 답해줄 것 같은데 그냥 그게 끝이다. 자신은 모르니 피드백을 줄 수 없다고 말이다.
그래도 대리로서, 중간관리자로서 자신의 팀원에 대해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는 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고 모든 사업을 다 해봤겠는가.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업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필요하면 자료들이나 책들을 찾아보면서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해봤는지, 안 해봤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하지만 꼭 경험해봐야 다아는 건 아니다. 사업에 대해 고민해보면서 최소한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팀원이 어제 나에게 그랬다. "화만 내지 말고 칭찬을 해달라고" 말이다. 나라고 왜 맨날 화내고 잔소리하는 사람을 하고 싶겠는가. 내가 중간에서 화를 내고, 잔소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손쓸 수 없는 단계까지 가기도 하기 때문에 잔소리하고, 화도 낸다. 근데 팀원들이 말을 오지게 듣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팀원의 누적된 실수들로 인하여 그 팀원과 함께 회의에 소집되었다. 뭐 관리자로서 함께 팀원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는 것은 괜찮다. 이런 일은 다반사였으니. 그리고 내가 놓쳤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말이다. 근데 이번 회의 소집에 화가 나는 건 내가 분명히 제시해주고, 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알려주었는데 그것을 지키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말을 오지게 듣지 않는다. 이럴 때마다 난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한다. 여기서 더 어떻게 팀원들에게 개입을 해야 할까. 그 관리의 책임은 항상 나의 몫이 되는데 그 책임의 몫은 담당자가 아니라 왜 나만의 몫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무리 중간에서 개입을 했다 하더라도 어떨 때는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결론은 업무 진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하더라도 담당자가 하지 않는다면 업무 진행은 계속되지 않겠지. 그렇다고 내가 업무 진행을 대신해줄 순 없다. 업무가 진행되지 않을 때마다 나는 팀원들에게 화를 내고, 잔소리를 하고 있겠지. 나도 이런 상황에 유독 지치는 날이 있다. 그럼 누군간 말하겠지. 그렇게 까지 했으면 담당자 잘못이라고. 이제 그만 신경 끄라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담당자의 잘못 보다는 관리자로서 책임이 더 크게 작용된다는 사실이다.
그냥 오늘은 회의 소집이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왜 이런 소리까지 듣게 하는지 솔직히 그 팀원이 원망스러웠다. 이런 날은 관리자고 뭣이고 직급을 반납하고 싶다. 진짜 이럴 거면 직급 없이, 그냥 동일한 직급으로 각자 자신의 업무에 책임지는 체계가 맞지 않을까 싶다.
이럴 거면 직급 반납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