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느지막이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서점으로 향했다. 살짝 졸리기도 하고해서, 그냥 쉴까 생각하다가 그냥 휴식은 휴가 막날에 하기로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다행히 길을 헤매지 않고 금방 잘 찾아갈 수 있었다. 독립서점에 가자마자 생일 책 코너로 갔는데 안타깝게도 내 생일날 책은 비어져 있었다. 유독 11월 책들이 많이 비어져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 다음에 또 오라는 계시라 여기고, 다른 책들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선택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책도 보여서 그런지 훗날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이렇게 서점에 전시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포시 들었다.
생일책 구입을 위해 조만간 다시 갈 예정이다. 다음번에는 사전에 연락을 해서 책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서점구경을 마치고, 드디어 LP바로 이동했다. 다행히 거리가 멀지 않아 걸어서 이동했다. 혼자 가는 거라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생각보다 훨씬 어두운 실내가 나를 반겨주었다. 보통 2차로 오는 편이라 그런지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아무도 없어 전세를 낸 듯 있을 수 있었다. 혼자 갔기에 바좌석에 자리 잡고, 추천받은 칵테일을 선택하고, 함께 먹을 치즈를 시키고. 곳곳을 둘러보았다. 초반에는 손님이 없어 음악에 집중하기에 진짜 더 좋았던 것 같다.
신청곡을 받지 않는다 알고 갔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취향이 어떤지를 물어봐주고 취향에 맞는 곡들과 중간중간 신청곡도 틀어주었다. 모든 LP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기에 좋아하는 가수, 느낌을 물어 최대한 취향을 맞춰주고자 했다.
어두운 조명에 다른 사람들 시선도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혼자 와도 진짜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같이였다면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여서 더 좋았던 느낌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오로지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참 좋았다.
LP 바 자체도 처음이지만 혼자 이렇게 온 것도 처음이라고 했더니 직원분들은 혼자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어색함이 없어 평소 LP 바에 자주 다닌 느낌이었다고 하였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앉아있었는데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방 지나간 기분이었다. 혼자 왔음에도 직원분들과 중간중간 이야기 나누고 해서
심심한지도 몰랐다. 이제 집에 가야지 하는데 노래가 좋아
이 곡 듣고 가야지하다 결국 세 시간 가까이 있었던 것 같다.
LP 바에서 시간이 진짜 '찐으로 좋다'는 기분이 든 시간이었다. 제대로 나를 위한 휴가를 보낸 느낌이 들었다. LP 바에 왜 이제야 왔을까 할 정도로 LP 바에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앞으로 LP 바에 자주 올듯한 느낌이 들었다. 종종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날엔 LP바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LP 바는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같이 보단 혼자 오픈 시간에 맞춰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차 손님들이 늘어나자 음악에 집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에.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시작을 하고 나면 다음은 쉽게 갈 수 있을 듯하다. 이번 LP 바에 혼자 간 것은 참 잘한 도전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나름 '나를 중심으로' 여름휴가를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남은 휴가도 잘 마무리해야겠다.
-여름휴가 진행 중-
독립서점 가서 책 읽기 & 생일책이 없는 관계로 다른 책 구입하기 -- 완료
분위기 좋은 LP 바에 혼자 가서 음악 들으며, 칵테일 한잔하기 -- 완료
부모님과 맛집 가서 맛있는 거 먹기 -- 완료
영화 보기 -- 완료
뷰 좋은 카페에서 멍 때리기 --미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