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처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면..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순식간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어린 조카를 보며 참 감정에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은 이처럼 어린아이들이 아닐까.
사소한 것에 세상이 떠나가듯 울다가도 금방 잊고 해맑은 웃음을 선보이기도 하며, 시도 때도 없이 감정 변화가 일어난다. 그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하며, 그 감정 그대로 표출이 되어 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어른이 되면서부터인지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놓인 상황, 나의 사회적 위치, 다른 사람들의 시선 등 많은 장애물들로 인해서 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썼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에게 약하게 보이는 게 너무 싫었다. 강하게 보여야 내가 다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어느새 자리 잡아버려 더 일부러 세게 말할 때도 있으며,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를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들 한다. 그렇게 숨겨지고 숨겨진 감정들은 내 속에서 쌓이고 쌓여 나를 다치게 한다. 그러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더 잊게 만들어가고 있으며, 감정을 숨기고 안 괜찮아도 괜찮은 척하는 내가 서 있게 된다. 내가 느끼는 감정, 현재 기분 상황 등을 표현해내야 하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이 나를 다치게 하는 줄 모르고 어느샌가 나는 또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고 있다.
내 주변에는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표현되는 어른 사람들도 있다. 그 어른 사람들을 보면 나는 어떻게 저렇게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지 신기할 때도 있다. 그리고는 나와 다른 어른 사람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내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좋고, 싫음 등을 바로 표현하고,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들을 보면 속이 곪아 터지진 않겠다는 생각도 하곤 한다.
어린아이처럼 사소한 것에 마음껏 웃고 엉엉 소리 내며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가 싶다. 때론 단순하게 내 감정들을 표현해내는 것도 필요할 텐데 어른이라는 이유로 내 감정을 숨겨야 할 때가 더 많은 건지. 나라는 사람이 그런 건지.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란 사람은 감정표현에 취약하며, 여전히 더 애써 감정을 숨기려 하고 있다. 그러지 말아야 하면서도 난 또 그러면서 지금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