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 새끼 4마리가 사라졌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지폐를 쥐어주고 담배 심부름을 보냈는데, 슈퍼에서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어졌을 때의 기분이다. 아버지가 당시 어린아이에게는 큰돈이었던 5천을 주면서. "천 원짜리가 없는데 괜찮으려나?" 하고 잠시 고민하시더니, "아! 괜찮겠지. 얼른 가서 사와." 하셨는데, 나는 아버지가 나를 믿고 심부름을 시켰다는 사실에 기쁜 나머지 흥분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계모임이 있어서 파장한 후라 잔치 분위기에 한껏 취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슈퍼에 도착해서 돈이 없자,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하얘져서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마치 집에서 슈퍼까지 30미터 정도 되는 길을 걸어온 시간이 잘려나간 것 같았다.
CCTV를 돌려봐도 카메라 뒤쪽은 안 보여서 도무지 원인을 모르겠다.
없어진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깨 발랄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고 있으니, 더 보고 싶고 혹여나 사고를 당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울적하다.
사냥 놀이에 가장 반응을 보이던, 서열 1위 답게 축구선수 같이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던 백호.
둘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별이.
수컷인 것 같다..
치타의 사냥 본능을 가장 많이 닮은 레오.
암컷 추정.
호기심 많고 형제들 중에 가장 친화력 최고인 꽃비.
암컷
4마리가 없어졌다.
정확하게 태어난 지 2개월 되는 8월 28일에....
이상하다...
아가들아 어디로 갔니?
꽃비, 막내 호랭 그리고 백호 : 더운 여름 호랭이가 기운이 없어 응원하는 것 같았다.
라니와 호랭
서열 넷째인 라니(별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수컷)와 아직도 엄마 쭈쭈를 즐겨먹고 아주 소심한 막내 랭이(암컷)가 남아 있다.
혹시 독립을 한 건가?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본다.
집에 가면 주변을 돌아다녀 봐야겠다.
길고양이 카페에 물었더니, 어미가 임신을 한 상태면 빨리 독립을 한단다. 조금 안심이 된다. 주변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 막막했는데, 밥 자리를 찾아봐야겠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이 났다.
며칠 전 먹이를 주러 갔더니 치타와 백호가 보금자리 경계선에서 대련을 하는 듯했다.
처음엔 어미를 괴롭히는 줄 알고, 뜯어말리고 백호에게는 ‘이 놈의 자식! 어미에게 버릇없이!!’라며 혼내고 싶었으나 꾹 참고, 최대한 관찰자의 자세로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