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만 잘해서는 안 되는 세계

by 샤봉

어느덧 아이의 입시가 150일도 남지 않았어요.

그 사이 아이에겐 목표가 생겼습니다. 두 곳의 예술중학교 중에서 아이는 선화예중을 선택했습니다.

암묵적 로드맵이 있지만, 그걸 고려했다기보다는 전적으로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결정했어요.

사실 입시를 시작할 때, 저희 부부는 아이에게 늘 이야기했었어요. 미술을 좋아하는 만큼 그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스킬업이 되는 시간이라면 지원해 줄 수 있다. 예중의 입학 자체에 집착하지는 말자-라고요. 아이도 처음 발을 들일 땐, 예중이 얼마나 다른지, 어떤 학교인지 잘 몰랐었죠.


그런데, 학원을 다니니 아이도 마음가짐이 달라집디다.

우선은 웬만하면 잘한다 잘한다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막상 가보니 너무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거죠.

가혹한 평가와 경쟁을 처음 맛본지라 학원 다닌 지 두세 달 동안은 눈물도 흘리더라고요. 그림을 그리고 선생님이 평가를 하는데, 자기 그림은 늘 통과를 못한다고요. 동그라미가 너무 받고 싶은데 아무 표시도 받지 못하는 걸 굉장히 속상해했어요. 저는 그걸 지켜보면서 혹여나 그만하고 싶어 하려나? 자괴감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려나? 하고 걱정했지만 의외로 아이는 잘 견뎌냈습니다.

지금은 학원도 일찍 가고 싶어 하고, 칭찬을 받기도, 못 받아도 다음엔 받으려 노력하겠다고도 해요.


그동안 아이의 학원에서는 두 번의 연합시험(타 학원 수강생과 함께 보는 시험)과 선화예중 미술실기대회를 경험했어요. 이건 다음번 글에서 좀 더 적어두려고 합니다. 실기실력은 제가 옆에서 지켜보는 바, 절대적인 시간과 아이의 감각이 모이면 분명히 향상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의외로 예중입시에 복병이 있었습니다. 바로 학과시험인데요.

입시 일정 첫날에 보는 면접구술시험이 있어요. 선화는 국, 수, 사, 과 5학년 2학기부터 6학년 1학기까지의 범위로 20문제가 출제가 된다고 합니다. 입시를 시작한 초반에는 웬만하면 혼자 공부할 수 있겠지 싶어서 문제집만 사주고 혼자 공부할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미술학원이 끝나고 밤 10시 반에 집에 들어오는 아이에게 엄마가 강제로 공부를 시킨다는 게 생각보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예중입시를 위한 학과공부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이 또 있습니다. 주 6일을 미술학원을 가니, 일요일에 또 학원을 보낼 것인가, 평일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온라인수업을 선택했어요.

6학년 시작한 3월부터 했으니 벌써 3개월째 공부 중이에요. 오프라인 수업보다 아이의 상태나 집중이 조금은 부족할 수 있지만, 아이는 알고 있어요. 미술학원에서조차 학과공부의 중요성을 엄청 강조하시거든요. 한두 문제 차이로 뒤집힐 수 있는 입시판에서 등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학과시험이라고요. 학원을 안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교육이지만, 이럴 때 필요한 건 정신승리입니다. 선행은 못할망정 현행이라도 완벽하게 잡고 가자..!!


정답은 없을 겁니다. 혼자 하고도 합격했다는 후기 많고요, 내 아이에 맞게 가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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