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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난감함으로 바뀌는 순간!

캠핑카 세계여행 에세이 118 - 터키와 불가리아 국경

by 류광민

기름을 넣어야 했었는데!

2019년 2월 28일 드디어 터키를 나와 불가리아 부르가스로 넘어갈 수 있는 국경에 도착했다. 이곳으로 국경을 넘는 차량과 사람이 많은 곳이 아니라서 매우 한적하다. 국경 검문소 입구에 도착하니 차단기가 있다. 차를 앞으로 이동시키니 차단기를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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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까지 잘 정비된 도로이지만 국경 근처에서는 주유소가 없을 정도로 교통량이 많지 않았다.

차단기를 통과하고 나니 여권을 검색하는 곳이 있다. 무뚝뚝한 직원이 여권에 간단히 도장 꽝꽝. 그리고 차량 안에 사람이 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절차 끝. 아주 간단하다. 이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고속도로를 빠저 나와 키르클라렐리를 지나고 나면 국경까지 주유소가 없었다. 아마 50여 킬로미터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어제 고속도로 비용을 제대로 낸 것인지 모르지만 터키 돈 리라가 남았다. 이제 터키를 떠나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는 돈이다. 캠핑카 여행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기름. 그래서 남은 리라로 차에 기름을 넣기로 했다. 그런데 주유소가 보이지 않는다. 50여 킬로터 구간에 주유소가 없다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은 리라를 마음껏 쓰기로 했다. 남은 리라로 유료 화장실도 보고 구멍가게처럼 생긴 면세점에서 기념품 몇 개를 잔돈 다 털어서 구입했다. 너무 기분이 좋다. 잔돈을 다 쓸 수 있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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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의 국경검문소. 이런 곳에서 화장실이 유료이다. 그리스에서 터키로 들어올 때에는 무료화장실이었는데 말이다.


처음 겪어본 일!

그런데 남은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다 통과했는가 했는데 저 앞에 또 한 번의 차단기가 있는 게 아닌가. 아마 검역 문제로 차량을 통과시키는 곳으로 보인다. 검역 문제 때문에 웅덩이에 소독약을 넣고 차를 통과시키는 그런 곳이다. 검역 비용으로 20리라를 내라고 한다. 당연히 현금이다. 터키 돈을 다 썼는데 어떻게 해야지.

영어가 안 통하는 아저씨에게 열심히 리라가 없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유로 또는 달러를 외쳐본다. 한참 동안 유로, 달러를 외치니까 아저씨가 "달러"라고 하신다. 가지고 있던 50달러를 드렸더니 46달러를 거슬러 준다.

IMG_5007.jpg 작은 창구로 검역 비용을 내고 있는 모습

지금까지 국경을 넘어 다니면서 검역 비용을 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곳을 매일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시스템을 알겠지만 우리처럼 처음 가는 사람들은 조금 당황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무사히 그리고 큰 시간 들지 않고 터키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 국경으로 들어왔다. 정말로 70일의 터키 여행이 끝났다. 안녕 터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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