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14 - 독일 Leck
오늘(2019년 7월 26일)부터는 덴마크를 떠나 독일에서 여행 마지막 휴식과 아톰을 함부르크에서 보낼 준비를 할 계획이다. 한 장소에서 계속 머물기보다는 2일 정도 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계획.
국경을 넘어 독일로 넘어오니 덴마크에서 작동하던 유심이 작동하지 않는다. 독일에서 사용 가능한 유심을 빨리 사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그러나 덴마크에서 함부르크에 갈 때까지의 휴식 후보지에 대한 위치 정보는 미리 파악해 놓은 상태. 내비에 GPS 정보를 입력하고 출발.
첫 번째로 도착한 휴식 장소는 Leck라는 작은 도시의 호숫가에 있는 정박지. 주로 지역주민들의 여가공간으로 사용하는 곳으로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방문객을 위한 화장실과 찬물이지만 샤워시설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할 때에는 이미 자리가 꽉 차있다. 간단하게 찬물로 샤워를 마치고 나서 비어 있는 공간에 차를 정박시키려고 하는데 뭔가 걸린다. 직감이 불길하다. 차에 내려서 주변을 살펴보니 안내 간판에 차 뒷문 쪽이 걸려 있는 것. 차가 빠져나올 수가 없다. 정말로 난감하다. 결국에는 차 뒷문 유리창이 깨져버렸다.
우리 차에서 이상한 소리에 정박 휴식 중이던 흰색 수염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상황을 살피러 나오셨다. 톱을 가져와 간판 끝을 조금 자르고 나서 안내 간판을 힘으로 조금 밀어주신 그분들의 도움으로 아톰을 탈출시킬 수 있었다.
깨진 유리창은 어떻게 하지? 참 난감하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검정 테이프를 가져오시더니 유리창 전체를 예쁘게 테이핑 해주셨다. 갑자기 뭉클한 감정이 올라온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이런 이국땅의 시골 한 복판에서 생긴 차 사고. 깨진 유리창 수리를 위해 마을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이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스웨덴에서 만난 중국인 부부가 선물로 준 52도짜리 술을 선물로 드렸고 그분들은 우리에게 안정한 여행을 기원해 주셨다. 아내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두 분과 포옹을 하고서야 헤어질 수 있었다.
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수리점을 찾아갔지만 부품이 없어서 부품을 주문해야 하고 다음 주 수요일에나 수리가 가능하단다. 수요일에는 함부르크에 도착해야 한다. 하는 수 없다. 마트나 자재 판매점에 들러 창문 대체재를 찾아보았지만 적당한 자재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테이핑 된 창문을 가지고 남은 여행을 마쳐야 할 것 같다.
이제 오늘 정박지를 정해야 한다. 다행히 마을에 공용 캠핑장이 있다. 하루에 5유로, 전기는 1 kwh에 1유로. 이곳에서 2일의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마을 주변의 공원 산책과 캠핑장 옆에 있는 운동장에서 열리는 축구시합 구경도 재미있다. 아내는 공원에서 탈춤까지 춘다.
아내가 1년 정도 더 캠핑카 여행을 더 하자는 제안할 정도로 지금 여행이 좋은가 보다. 그래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조만간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을 거야.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때그때 즐겁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뒷문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2일의 휴식을 잘 즐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