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많은 이탈리아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65 - 이탈리아 티볼리 가는 길

by 류광민

티볼리 가는 길

리베로 캠핑장에서 밀린 빨래를 하고 건조기로 뽀송뽀송하게 말린 옷으로 갈아입고 쾌적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로마에서 3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티볼리로 향한다.

고속도로를 타기 전까지 길 대부분이 투스카나 지역의 전원 풍경이 아름다운 산길이다. 언덕 위로 올라갔다 구비 구비 굽어진 길들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톰을 세우고 경치를 구경하기에는 비가 많이 온다. 이 때문에 풍경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IMG_0149.jpg 티볼리로 가는 흐릿한 풍경화같은 산속 길. 주변 풍경이 예뻤지만 비가 오는 날이라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산악지대를 지나니 차는 성녀 설화로 유명한 볼세나 호수를 끼고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2시간 정도 지나자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조금 쉬어가야 할 시간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캠핑카 오물을 버릴 수 있는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아톰도 오물을 버릴 수 있는 근처에서 잠깐 쉬어가 본다.


불길한 기운이!

다시 힘을 내어 고속도로를 달린다. 잠시 후, 불길하게 엄청난 속도로 경찰차가 아톰을 앞질러 나간다. 그 불길한 기운이 잠시 후 현실이 되었다. 차들이 속도를 줄인다. 천천히 가더니 터널 안에 들어왔는데 아애 서 버린다. 조금도 움직이질 않는다. 아마 교통사고가 난 것이리라.

차가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시동을 끄는 차들이 보인다. 나도 따라 시동을 끈다. 로마에 시간에 맞추어 가야 하는 사람들은 이곳저곳에 연락하느라 바쁘다. 차에서 내려 운동도 하고 터널 밖 상황을 살펴보고 오기도 한다. 30여분이 지나도 상황은 변화가 없다.

20181124_143249.jpg 교통사고로 터널 안에서 모든 차들이 서 있다.

고속도로 터널에서 응원가를!

그 순간 갑자기 터널 안에서 박수소리와 노래가 들린다. 그것도 여러 명이 하는 합창이. 미니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깃발과 응원도구를 들고 차에 내려서 그 심란한 터널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아마 로마에 자기 팀 응원하러 원정 가는 것인가 보다. 그 소리를 듣고 다른 차에 있던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더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른다. 터널 안이라 응원가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응원가는 차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1시간 조금 넘게 어두운 터널 안에서 갇혀 있었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의 즐거운 응원가 덕분에 그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준 시간이었다.

차가 이제 움직인다. 터널을 나와 보니 커다란 트럭과 승용차 간 충돌사고 현장이 나타났다. 러시아를 포함해서 유럽 전역에서 트럭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트럭이 내 생각보다는 빨리 달리는 느낌이었고 우리가 목격한 교통사고 대부분은 트럭과 관계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1년간 교통사고 없이 안전하게 캠핑카 여행을 마친 것에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다.

IMG_0151.jpg
IMG_0153.jpg
IMG_0154.jpg
터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같은 축구팀 응원자들이 모여서 응원가를 부르며 놀고 있다. 유럽에서 만난 교통사고들 대부분은 트럭과 관계가 있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