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마음의 오솔길 23

by 찐니

나는 누구일까?


지은이: 로미


처음에 나는

하얗고 온 세상에 덮여 있었어.


그런데 어느 큰 것이

나를 동그랗게 만들었어.


그러더니 내 위에 뭔가 얹어졌어.

내게 모자가 생겼어.


나는 누구일까?

사람들이 나를 보더니 눈사람이래.


시간이 지나면 녹아버려도

추억 속에 영원히 있을

나는 눈사람.



지방에 살다 보니 잘 찾아보면 사람들을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산책할 수 있는 몇몇 장소가 있다.

이 곳에선 겨울에도 거의 눈이 오지 않는데, 오늘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이 내려 조금 쌓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 아주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옆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과 병뚜껑으로 모자도 씌워 주었다.

딸은 눈사람이 녹아도 우리 추억 속에 영원히 남을 거라며 시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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