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끝판왕. 명절
요 며칠 아주 심하게 구매욕구에 시달렸다.
욕구로만 그친 게 아니라 실제로 소비를 행하기도 했다.
나는 정말 며칠 동안 뭐라도 사려고 혈안이 되었다.
쉬는 내내 컴퓨터든 핸드폰이든, 오프라인 쇼핑이든 계속 살 것들을 찾았다.
필요했던 생필품이야 그냥 사면되지만 사치품의 경우 엄청 고민스럽다.
필요하지 않는데 살려니까 더 고민하는데, 왜 이런 고민을 자초하는 걸까?
참.... 나도 날 모르겠다.
연휴 동안 내가 산 것들을 공유해 본다.
마침 추석 연휴라 세일하는 것들이 많았다.
할인의 폭도 커서 자주 방문하는 커뮤니티에선 일명 '따사'라고 하는 따라 사기 광풍이 불었다.
너도 나도 할인율이 좋은 상품 링크를 공유하기 바빴다.
금값이 치솟는 중이라 사람들은 금제품들을 많이 샀다.
나는 올라오는 글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구경했다.
금은 관심이 없고, 랩 다이아 귀걸이가 할인율이 좋아서 구매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러닝화도 사고, 진주 귀걸이도 할인을 해서 몇 개를 샀다.
그리고 애플워치도 새 제품을 구매했다.
연휴 동안 정말 돈을 많이 썼다.
그리고 그 소비를 하려고 내 시간도 많이 썼다.
“이거 하나만 사면, 딱 내 맘에 드는 그 하나만 찾으면 만족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그 하나가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정말 여러 가지를 샀는데도, 이거다 싶은 건 없었다.
정작 원하는 것은 못 찾았다.
그건 물건이 줄 수 있는 감정이 아니까 때문에 그렇게 찾았던 것 같다.
정말 비싼 명품을 샀으면 만족했을까?
나는 왜 이렇게 소비를 멈추지 못할까?
돈이 있으니까 그냥 쓰고 싶은 건가?
며칠간 매일 살 것을 생각하다 보니,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쓰고 싶었다.
에너지는 유한한데 , 종일 뭔가 살려고 찾아보고 선택을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또 그렇게 고민해서 샀는데, 그걸로 끝나지 않고 반복되니까 곤욕스러웠다.
스스로가 한심해서 이 욕구가 어디에서 오는 건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나는 항상 궁금한 게 생기면 책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래서 이번에 '저소비 생활'이라는 일본 작가의 책을 구매했다.
소비를 막으려고 또 책소비를 한 게 약간은 아이러니지만..
어떤 결핍이 나를 이렇게 만드는지 책 마지막을 덮을 때쯤엔 답을 찾기를 바란다.
일단 쓰다 보니 하나는 알겠다.
해갈의 답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내가 찾는 것은 외부가 아니라, 내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