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새 시계. 예거 르쿨트르 듀오미터 퀀텀 루나
남편이 새 시계를 샀다.
바로 예거 르쿨트르 듀오미터 퀀텀 루나 시계다.
이 시계는 2012년 제품이라 단종되었다.
현 모델들의 시세는 홈페이지에선 가격이 보이지 않지만 실버모델이 6천500 정도니
예상을 해본다면 8천만 원 이상일 거란다.
남편은 늘 말했다.
시계는 금통을 사야 후회가 없고,
가격이 오른다고 말이다. 참 다행이다.
이번에 아주 비싼 금시계를 구매해서 이제는 그런 소리는 안 할 것 같다.
이 시계는 중고 시계 판매 플랫폼 바이버에서 구매했다.
작년에 내 예거 시계를 바이버에서 구매했었는데 그 과정이 아주 편리했던 기억이 있다.
원하는 시계를 골라서 결제한 뒤 며칠 후에 택배로 받을 수 있어서 아주 간단했다.
물론 우리의 선택이 좀 특별하다.
보지도 않고 몇천만 원의 시계를 사다니, 누군가는 우리가 신기할 수 있다
약간의 설명을 해보자면, 실리를 따지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가격이 매력적인 중고를 사는 것 같다.
보이는 소비보다 믈건의 가치를 따지는 소비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계를 중고로 사면 더 싸니 YES인 거다.
거기에 사람이 붐비는 장소까지 갈 필요 없이,
손 안에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플랫폼에 제공된 사진과 보증서 그리고 다른 정보들을 취합해서 결정을 내렸다.
어찌 보면 정말 특이하지 않나?
2-3천만 원의 돈을 내고 시계를 구매하는데 실물은 보지 않고 사진과 글만 가지고 구매 결정을 하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생각해 보면 이 구매가 중고라서 고민이 되는 것이지, 에르메스나 명품 주얼리 등등 값비싼 제품을 공홈에서 사는 일은 흔한 일이다.
우리는 약간의 흠을 감수하고 더 싼 가격에 사는 것이다.
전에는 남이 쓰던 것을 들이면 안 좋을까 싶긴 했지만
요즘은 그 사람의 복을 우리가 받아온다 생각하고 있다.
워낙 고가의 물건들이니, 우리도 부자 되게 해 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중고는 가격에 경쟁력이 있다.
현재 가격의 1/3 가격, 1/2 가격으로 하이엔드 시계에 입문할 수 있다.
남편은 항상 시계를 구매하면서도 엔트리 모델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나와 비슷한 시계를 갖는 게 별로인 것 같고 조금 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다.
이번에 산 시계는 외관부터 범접하기 어려운 기품이 느껴진다.
부엉이라고 하나? 동그라미만 3개이다.
달의 위상의 변화를 알 수 있는 판도 있고, 1/6초를 나타내는 판이 있어 핸즈가 아주 바쁘게 움직인다.
뒤판은 보석이 박힌 것처럼 예쁘더라.
시계를 모르는 사람도 이 시계를 보면 비싼 거구나 알 수 일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나도 시계를 잘 알면 더 탁월한 설명을 쓸 텐데 아쉽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시계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잘 쓰고, 잘 어울려서이다.
나의 경우는 주얼리나 화장이 더해질수록 과해 보이기 때문에 치장을 여러 개 할 수없다.
시계는 외출 시에, 혹은 집에서도 항상 손목에 차고 다니기 때문에 나에게 가장 유용한 물건이다.
그렇게 가장 잘 쓰는 물건에 돈을 쓰는 것이다.
어느 정도 삶에 여유가 생기면 보이는 것들에 신경을 쓰게 된다. 차, 주얼리, 가방, 시계, 옷, 신발 등등 남들이 보면 멋지다고 할만한 것들을 소장하고 싶다.
그런데 우리가 몸에 지닐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잘 쓰는 것에 투자한다.
그게 바로 시계이다.
남편도 시계를 좋아한다.
완전히 캐주얼하게 입을 때는 애플워치를 차고, 평소에는 IWC 시계를 좋아한다.
데일리로 차는 카키색 시계와 사장님들 만날 때는 드레스워치를 착용한다.
둘 다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이번에 새 시계를 구매하면서 IWC 고급라인을 사려고 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너무 같은 브랜드만 사는 것 같아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침 내가 작년에 예거 시계를 구매했었고 이 브랜드에 대한 만족이 있어 남편도 같은 브랜드를 사게 되었다.
새 시계 예거 르쿨트르 듀오미터 퀀텀 루나는 정말 고급스럽고 빛이 난다.
중고 거래의 장점만 썼으니 단점도 써보겠다.
중고 플랫폼의 장점은 단연코 편리성인데, 단점은 받기 전까지 상태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쇼룸에 가서 볼 수는 있지만, 우리처럼 그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은 플랫폼에서 구매한 뒤 택배를 받을 때까지 긴장을 하게 된다. 제품의 상태가 어떨지 모르니 노심초사하면서 택배를 열게 된다.
다행히도 이번에 구매한 시계는 사진보다 상태가 좋았다
사진 속에선 흠집도 엄청 크게 보였는데 막상 받아본 시계는 관리가 무척 잘 된 시계였다.
역시 우리가 보는 눈이 있어, 라며 만족스러운 구매를 했다고 안심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남편은 시계는 역시 금통이라고 늘 금이 반짝반짝한 시계를 갖고 싶어 했다..
명품 시계를 두어 번 샀는데 그동안은 가격 때문에 금시계를 갖지 못했다.
내가 먼저 예거 시계를 구매하고 찰 때마다 늘 남편 생각이 났다.
담에 더 좋은 것을 사줘야지 했는데, 이번에 구매하게 되어 아주 기분이 좋다.
그가 결정을 망설일 때 '어차피 살 거라면 지금이 가장 싸다!'라는 내 부추김이 한몫을 한 것 같아서 말이다.
요새 또 금 가격이 치솟는다.
금이 들어간 것들은 다 가격이 올라갔다.
명품 주얼리, 시계브랜드들은 일 년에 두 번도 올리기도 하고 매년 인상을 한다.
작년에 산 내 시계도 1년 사이에 800만 원이 올랐다.
우리는 시가 8천만 원짜리 시계를 3천만 원에 구매했고, 같은 달에 IWC와 예거 시계 가격이 올랐다.
중고 플랫폼에도 며칠 만에 제품들 가격이 조금씩 올라갔다.
나는 인상 전에 재빨리 구매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 시계를 소장용으로 구매하긴 했지만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면 투자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거 시계를 구매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 몇 번 차고 나갔다.
너무 예쁘니까, 이 예쁜 시계를 봐라,라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정말로 시계만으로 나에게 다가와 아는 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보이는 것의 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나는 기쁜 일, 축하받을 일 있을 때마다 이 시계를 차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일이 올해 꼭 생기길 바란다.
이제 남편도 예거 시계를 갖게 되었다.
이 시계들은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새길 물건이다.
나는 앞으로도 특별한 순간마다 이 빛나는 시간을 함께 걸치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