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눌러쓴 마음
언젠가부터 다이소나 팬시점을 가면 꼭
편지지 코너부터 들리게 된다.
몇 년 전부터 생긴 나만의 소중한 취미인데,
예쁜 편지지를 모아두었다가 내 마음을 담아
정성껏 써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소소한 힐링이 되었다.
시작은 일본 여행이었다.
우연히 들렸던 팬시점에 정말 다양하고
예쁜 편지지가 많았다.
사면서도 '이건 엄마 생신에, 이건 아빠한테 써드려야지'생각하면서 무지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골랐다.
왕창 사온 편지를 빨리 쓰고 싶은 마음에 주변에 편지를 써서 전달했는데 그게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 뒤로
일상에 특별한 날에 내 마음을 편지로 표현하고 있다.
요새는 정말 빠르게 소통하는 시대다.
카카오톡. 디엠 등등 굳이 글자를 쓰지 않아도 편리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굳이 번거롭게 편지로 마음을 표현할까?
내 생각엔 위로의 말도,
축하의 표현도 쉽게 써서 전하는 매체보다 편지가 약간은 번거로워도 마음을 온전히 전한다고 생각한다.
또 편지는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많은 말을 쓸 수가 없다
우아하고 정제된 표현으로 그 사람을 생각해서 아름다운 단어만 골라 글을 완성한다.
이렇게 나는 편지의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좋아한다
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정말 격조 있는 마음의 표현이지 않나?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나에게 돈을 쓰는 사람도 고맙지만 시간을 써주는 사람에게 더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나는 올해도 편지를 꽤 썼다.
친구의 아이의 첫돌에 첫돌을 축하하며 짤막한 문구로 편지와 함께 돈을 함께 주었다.
“첫돌을 축하해!
너희 가족의 설레고 힘찬 여정을
기대하고, 응원할게.”
여러 친구들 중에 우리 가족만 편지를 써주었기에, 우리의 모습이 더 특별하게 보였다.
그리고 가장최근에는 베트남 주재원으로 출국하는 동생에게 편지를 썼다.
'한국에서도 여행하듯이 살았던 너지만, 타국에서 힘들 수도 있을 거야.
그래도 그곳에서 너만의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 언니가 응원할게"라고 편지와 함께 소정의 마음을 담아 달러를 환전해서 같이 주었는데
내 편지를 읽으며 울컥하는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표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우연히 예쁜 편지지를 보게 되면, 그걸 여러 장 사서 모임 때 선물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신년, 연말 모임에 가져가서
“마음에 드는 거 하나씩 골라서, 마음을 담아줘!”
하고 건네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정말 좋아한다.
편지는 그런 것 같다.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순도 높은
내 마음을 그대로 주는 것.
마음이 잘 전해지면 몇 배로 돌아오는 보람과 기쁨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떠올렸을 때
"저 사람은 나의 어떤 날, 마음을 담아 표현해 준 사람이야"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편지는 내 마음을 손끝에서
글자로 옮기는 가장 아름 다운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