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어떻게 앉아야 할까?
현대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생활한다. 앞서 Do Not 시리즈에서 언급한 것처럼,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이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 보다 더 중요하다. 만약, 자주 일어나서 스트레칭하는 습관이 잡혀 있지 않다면, 다시 앞의 Do Not 시리즈로 넘어가서, 오래 앉아 있지 않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오도록 하자. 30분에 한번,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서 1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1단계 Do Not 시리즈를 통과 한 다음, 이제는 어떻게 앉는 것이 바른 자세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척추는 4개의 만곡을 그리며 'S'자 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경추는 전만, 흉추는 후만, 요추는 전만, 천골은 후만을 그리고 있는데, 바른 자세는 이러한 척추의 만곡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자세이다. 만약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요추의 전만이 사라지고, 흉추의 후만은 심화되고 경추의 전만 또한 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 오래 앉아 있으면 아무리 바르게 앉아 있으려 노력해도 이러한 자세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억지로 허리를 펴고 앉는 것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데 좋은 방법이 아니다. 허리에 힘을 주고 앉으면 결국 온몸의 근육이 긴장하면서 경직된다. 허리에 힘을 빼고도 자연스럽게 척추의 만곡이 유지되도록 앉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바르게 앉은 자세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척추의 정상 만곡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엉덩이는 뒤로 볼록, 허리는 앞으로 볼록, 등은 뒤로 볼록, 목은 앞으로 볼록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척추는 구조적으로 엉덩이 부분인 천골이 약간 앞으로 숙여진 상태를 유지하면 나머지 만곡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엉덩이를 앞으로 뺀 상태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가 형성되면, 천골은 후방으로 기울어지고, 이에 따라 일자허리가 형성되며 등은 앞으로 굽고 일자목이 형성된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앉아 있으려고 노력해도, 좌골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우측의 자세가 만들어지기 쉽다. 따라서,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르게 앉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앉아 있지 않는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라. 그리고 이러한 습관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바른 자세로 앉는 노력을 하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르게 앉기 위해서는 천골이 약간 전방으로 기울도록 만들어 주면 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천골의 후방을 등받이에 완전히 밀착시켜 앉는 것이다. 천골의 후방을 받치고 앉으면, 자연스럽게 천골이 뒤로 기우는 현상을 막아주기 때문에 척추의 만곡을 유지하는데 큰 힘이 필요 없다.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앉으면 오히려 자세의 유지가 더 힘들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지 말고, 엉덩이를 깊숙이 집어넣어 엉덩이를 기대고 앉는 연습을 하자.
이러한 자세를 그림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처럼 엉덩이를 등받이에 기대고 앉으면 허리에 힘을 빼도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가 만들어진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힘이 들어간다면 이는 바른 자세라고 보기 힘들다. 바르게 앉아 있다면, 힘을 빼도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가 유지되는 것이 좋다. 그런 상태에서 턱을 가볍게 당기고 앉으면 된다.
진료실 이야기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자세 교정에 좋은 운동 좀 알려주세요!"
"척추 교정에 도움이 되는 의자 추천해주세요!"
"골반 교정을 위한 좋은 스트레칭 알려주세요!"
평소 척추와 골반의 균형이 중요함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위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가운데 이러한 질문들이 떠오르셨다면 다시 앞으로 넘어가서 Do Not 시리즈를 정독하고 꼼꼼히 실천하고 오시기 바란다.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오랜 시간 앉아있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자세는 틀어질 수밖에 없다.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이유는, 앉아 있는 시간 동안 그나마 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더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바르게 앉으려는 노력이 자세를 바르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함이 아니다.
척추와 골반의 균형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습관은, 덜 앉아있고, 더 움직이는 습관이다. 인체는 잘 움직이면 적은 노력으로도 충분히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근골격계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가장 큰 원인은 오래 앉아있는 습관 때문이고, 이 습관을 버려야 비로소 바른 자세 회복이 시작된다.
암 환우를 비롯한 중증 질환 환우들의 자세가 틀어지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어릴 적 발생한 깊은 상처로 인해 틀어지기도 하고, 수술로 인해 틀어지기도 하고, 캐모 포트 이식으로 인해 틀어지기도 하고, 운동하는 습관으로 인해 틀어지기도 하고,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깊은 원인들을 찾아내는 것은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환자 스스로가 해야 하는 노력은 어렵고 복잡한 방법이면 실천할 수 없다.
여러 환우들의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함을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환우들에게, 항상 이렇게 지시한다.
오랜 시간 연속해서 앉아있지 마세요.
그리고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어 등받이에 붙이고 앉으세요.
마지막으로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스트레칭하세요!
이것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