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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젼세이 Nov 17. 2023

나를 어디에 둘 건가

회사 밖 내가 일할 곳은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출근하듯, 카페에 가기 위해 씻는다. 평일 낮인데도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노트북 하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 오픈 1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자리가 꽉 찬다. 



뭐 하는 사람들이길래 평일에 여기 있는 걸까. 종종 궁금했다. 노동 시장에서 가장 환영받는 20-40대 남녀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외부에서 답을 찾기 전, 여기 앉아 있는 나부터 그 예시일지도 모른다. 내 사정도 이렇게 복잡한데 다들 각자만의 일이 있겠지. 



옆자리 사람의 자리를 슬쩍 봤다. 스마트 스토어 관련 책들이 놓여 있었다. 건너편 사람은 영상 편집에 열중하더라. 카페가 워낙 조용하다 보니 통화 내용도 잘 들린다. 열이 난듯한 목소리를 들어보니 작가가 어쩌구 저쩌구. 소통이 잘 안되었는지 할 얘기가 많아 보였다.



주변에 노마드가 이렇게 많았는지 새삼 느낀다.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절반이다. 든든한 아군을 얻은 기분이다. 회사 밖을 나오니 보이는 것도, 스치는 사람들도 또 달라진다.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생각도 하게 된다. 



공간 제약이 사라지고 가장 큰 화두는 '나를 어디에 둘 것인가'이다. 장소 또한 시스템의 일부이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자유로워지길 선택했다면 그만큼 능률을 올려야 한다. 내가 일하는 방식이 건강하다는 걸 증명해야 클라이언트도 일을 믿고 맡길 테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 시기. 회사 없이 세상 살아가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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