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 화, 수 브런치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침 7시 2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8시 10분에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고 있던 중,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온 날이 있었다.
길거리엔 중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장애를 가진 남자아이와 그의 아버지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처음 봤을 땐 '사이가 좋네. 아빠인가?' 정도의 생각을 했다.
며칠 후 또 출근을 하는 길에 같은 자리, 같은 시간, 같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날은 두 남자가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 버스라는 다른 공간에 있는 나조차 마음이 따뜻해지는 웃음이었다.
아이는 신나서 아빠의 팔에 매달려 웃고 있었고, 아빠는 그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작년 가을, 여행을 가던 중 휴게소에 잠시 들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때 바로 옆칸에서 큰 소리가 났다.
여자아이를 혼내는 엄마의 목소리 었다.
고함을 뛰어넘어 악을 지르는 엄마의 목소리.
그것은 절대 훈육이라 볼 수 없었다.
'옆 칸으로 가 말려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목소리와 언행은 심각했다.
나까지 심장이 콩닥콩닥거리고 몸이 얼어붙어버렸었다.
아이가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그때 아이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엄마~ 나 사랑해? 나 사랑하지? 나 사랑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남보다도 못해주고 있는 엄마,
저 아이의 온 세상, 온 우주일 엄마.
얼굴도 모르는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도와줄 수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엄마란 사람은 아이를 짐짝 끌고 가듯 질질 끌며 화장실을 떠났다.
그때 잠시나마 기도했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나 또한 어린 시절 부모님께 상처받아본 적이 있기에 그 아이들이 얼마나 외로운지,
성인이 되어 얼마나 괴로울지 알기에,
아이들을 위해, 그런 유년시절을 보낸 성인들을 위해 기도했다.
출근길 버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 장애를 가진 남자아이와 중년의 아빠.
그들은 너무 아름답고 멋있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들을 그림에 남기고 싶었다.
그림 속에는 아빠로 보이는 불사조가 날아가고 있다.
무엇을 향해?
차갑고, 딱딱한 세상으로 보이는 나무.
그 사이 뻗어 나온 손에 있는 본인의 아들, 알을 향해 매섭게 날아간다.
차가운 곳에 있는 아이를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온 마음으로 품어주기 위해 노란빛을 뿜어내며 아들에게 다가간다.
모든 부모가 이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모든 부모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
아이는 기억한다는 걸.
엄마의 애정 어린 눈빛,
엄마의 경멸하는 눈빛.
아빠의 따듯한 포옹,
아빠의 성난 얼굴.
그리고 그 기억이 죽는 그 순간까지 평생 간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내가 무엇을 주고 있는 건지,
내가 무엇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건지,
내가 뿜어내고 있는 것이 어둠인지 빛인지.
난 앞으로도 출근길 길가에 서 있는 이름 모를 부자에게 행복한 일들이 가득하길 기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