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 세상에 나온 이후에도 쌍둥이들은 늘 함께다. 외로울 시간이 없으니 서로 심심하지도 않고 좋을 때도 많겠지만, 때로는 엄마, 아빠가 온전히 아이 한 명에게 애정을 동시에 쏟을 수 없으니 그런 점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나는 첫째로 태어나서 특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한 적이 많았다. 딸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빠가 많이 아껴주셨다. 물론 첫째로서의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이 있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때가 많았다.
아무래도 두 아기들이 동시에 태어나서, 정신없이 부모가 되고 이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들이 그새 훌쩍 자라고 있다. 아이들은 이제 기억력도 많이 발달이 되고, 고집도 슬슬 많아지고 한 명을 안아주면 다른 한 명도 안아달라고 다가와 안긴다. 한 번에 둘을 안기엔 아이들이 커서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아서 힘들다. 혼자서 아이들 둘을 보고 있을 때 한 명을 안아주면, 다른 한 명은 다리 밑에서 자기도 안아달라고 내 다리를 붙잡고 있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늘 엄마와 아빠 그리고 할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쌍둥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듬뿍 주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사랑에 목이 마르다. 그 마른 목을 늘 더 채워주고 싶어서 엄마는 몸이 2개는 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은 밤에 잠드는 시간이 조금은 늦어져서 아빠가 퇴근 후에 한 명씩 맡아서 아이들을 재우고 있다. 동시에 잠들 때가 많지만, 가끔 한 아이가 먼저 잠들고 다른 아이가 아직 깨어있을 때가 있다. 그때가 우리 쌍둥이에게는 외동 놀이를 하는 날이다. 한 아이에게 부모가 동시에 양쪽에 누워서 같이 놀아주는 시간이다. 그렇게 엄마 아빠가 같이 시간을 보내면 아이는 너무 즐거워한다. 왼쪽을 보면 엄마가 있고, 오른쪽을 보면 아빠가 있다. 웃음소리도 "까르르~"하고 훨씬 많이 웃는다.
우리는 아기의 양쪽에서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볼에 뽀뽀도해주고 손도 만지고 사랑을 듬뿍 준다.
별다른 장난 감 없이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장난감 삼아 놀고 스르르 잠이 드는 아기 1호를 보니 뭉클함이 느껴진다.
출처 : Photo by Nyana Stoica on Unsplash
이렇게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니 평소에 온전히 엄마 아빠가 집중해서 놀아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쌍둥이집이라도, 형제가 많은 집이라도 누구든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가 전부이고 그 사랑이 오로지 자신에게 향해있을 때 아이는 행복할 텐데. 형제가 있는 것은 재밌어서 좋고, 때로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시간이 충분하다면 우리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품고 좋은 꿈을 꾸며 푹 자길 바래.
우리 또 외동 놀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