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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Feb 11. 2021

쌍둥이의 첫 설날

쌍둥이들의 첫 설날은 코로나가 없어져 친척들도 만나고 얼굴도 보여줄 기회가 될지 알았다. 하지만 태어날 때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 코로나 확진자는 다시 500명대를 넘어섰다. 


육아를 함께 하는 외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도 거의 만나지 못하고 아이들이 부쩍 커가는 게 엄마로서는 아쉽기만 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웃기도 하고, 활동 범위가 커져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서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귀엽다.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는 혹시나 집에 오셔서 쌍둥이들과 가족들에게 혹시나 코로나를 옮기실까 봐 백일 때를 제외하고는 못 보셨다. 매일 아이들이 보고 싶으셔서 사진도 기다리시고, 영상통화도 종종 하시지만 그래도 얼마나 직접 보고 안아보고 보고 싶으실까?





오늘은 설 명절 첫날인데도 여전히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 문득 코로나가 없었더라면, 자동차를 타고 큰집에도 가서 우리 아이들 재롱도 보여줬을 텐데 하고 생각이 들었다. 며느리 입장에서는 시댁에 명절에 너무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엄마로서 돌 전 아이들의 재롱을 못 보여드린다는 건 조금 아쉽다. 셋째 계획은 없는 우리에겐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시기가 너무 애틋하다. 하지만 또 언제 이렇게 일상 같은 명절을 보내볼까? 싶다. 너무 평범하지 않은 명절 연휴다. 결혼 후, 조용한 명절로 집에서 보낸다니.


내년부터는 명절이면 여기저기 가느라 정신없을 쌍둥이들과의 여행으로 녹초가 된 우리 부부의 모습이 그려진다면 배부른 소리인 것 같기도 하다. 육퇴 후 편안하게 설 명절에 글 쓰고 있는 이 시간이 내년엔 그리울 수도 있겠지? 내년 명절엔 몸은 바쁘고 힘들더라도 평범한 설 명절을 보내고 싶다.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Javardh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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