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만만 19화. 사랑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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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감정 형태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지고 좋아하기 시작하며, 서로의 시간과 심리적 공간을 나누며 사랑은 더 깊어진다. 그리고는 어느새 서로 간에 심리적 영역, 즉 감정과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게 된다.
사랑 속에서 만족과 즐거움을 얻으며, 행복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긍정적 감정들은 다른 생활 상의 영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한참 열애 중인 사람은 굳이 얘기를 하지 않고 다녀도, '요즘 좋은 일 있나 봐?'라는 피드백을 듣는 것이다.
이런 사랑이 영원히 지속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언젠가는 이별이 찾아오며, 사랑이 깊고 아름다웠던 만큼 이별의 상처 또한 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영역이 중요하고 큰만큼, 이별이 찾아왔을 때의 아픔이나 상처도 클 수밖에 없다. 그 형태가 연애 중 이별이라면 그나마 적은 상처일 것이나 평생을 함께 한 후 사별이라면 더욱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어찌 되었건 그 공통점은 이별이란 그만한 아픔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별이 남기는 가장 큰 상처는 상실감이다. 하다못해 집안에 있던 소파 하나만 빠져나가도 왠지 허전한 마음이 들며 친한 친구가 전학을 가버려도 마음의 공허함이 밀려오는데, 진정 사랑하고 애정하던 애인과 이별을 했는데, 어찌 그 빈자리가 크지 않겠는가?! 그와 같은 마음을 상실감이라 칭하며, 그로 인하여 다양한 심리적 이슈들이 파생된다.
상실감이 가져오는 가장 큰 감정적 반응은 '우울'감이다. 우울이란 중요한 대상을 상실하였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감정 반응으로써, 인생살이 중 주요 인물 상실 때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증상이다. 인간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 1~3위까지가 '자식 사망', '배우자 사망', '부모 사망' 등 가족 구성원의 죽음과 관련된 것이며, 가족 구성원 사망 후 6개월 안에 '우울증'이 찾아오면 이는 '우울증'으로 진단하지 않고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애도 반응'으로 진단할 정도이다.
그런데 가족 구성원의 죽음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나오는 4위가 바로 '이혼'이다. 5위인 '형제자매 사망'에 비하여도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사건으로 평가된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혼이라는 것은 적어도 너무 사랑하여 결혼을 했다는 전제가 붙음)과의 이별이 그렇게도 마음을 힘들게 하는 주요 사건인 것이다. 물론 이혼까지는 아니고 뜨겁게 열애를 하다가 이별을 한다면 그 정도야 덜 심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것은 이리도 큰 심리적 상처 임에는 틀림없다.
이와 같은 '상실감' 및 그에 따른 '우울감'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부차적인 증상들은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잡생각들(주로 부정적인!)이 많아지며, 그에 따른 복합적인 (역시 부정적인!) 감정들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이성과의 관계 능력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나 자기존중감 저하 등이 발생하며, 지금까지의 연애 과정에 대한 리뷰 및 재평가 과정에서 수많은 후회나 번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복잡한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상태들을 방치한다면 전반적인 내 생활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상처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마음이 고통스럽고 생각이 딴 데 가 있는데, 어찌 일이 잘되고 양질의 업무 성과나 생활 상의 만족이 오겠는가? 혹자들은 이때 '그래! 결심했어!! 더 멋진 사람이 되어서 나를 버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줄 거야!!!'라고 결심하여, 안 다니던 영어학원과 운동을 시작하며 분노의 달리기를 시작한다. 이런 활동들은 사랑의 상처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며, 그러잖아도 고통스럽고 그로 인해 딸리는 심리적 에너지를 더욱 소진시키는 적절하지 않은 대책이다.
특히 사랑의 상처를 방치하게 되면 발생하는 더 큰 문제는 전반적인 대인관계에서의 왜곡이 발생하고 불필요한 이슈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인관계 중 가장 강력하고 심화된 형태의 교류에 해당하는 애인이나 배우자와의 사랑관계가 파국을 맞게 되면,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와 교류 내용에 대한 회의와 자책이 몰려온다.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인관계에서 부정적 사고나 행동이 증가하고, 그로 인하여 실제적으로 이슈들이 발생하며 관계 상 문제들이 증가하게 된다.
4. 이별을 극복하기 위한 3가지 단계들
그래서 사랑의 상처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사랑의 상처로 인하여 발생한) 부정적 감정의 발산과 해소'이다.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반응이 바로 '우는 것'이다. 가능하면 엉엉 울면서 그 안에 '상실감'과 '우울',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그리고 자꾸만 떠오르는 '가슴 아픈 추억들'도 가득 실어서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단계는 '심리적 정리와 제대로 된 이별'을 해야 한다. 객관적으로도 이별을 하게 된 원인과 과정에 대해서 심리적 정리를 해야 하며, 그로 인하여 물리적인 이별을 넘어서서 제대로 된 심리적 이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충분한 감정 발산이나 해결이 선행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심리적 정리와 결별이 일어나지 않는다. 혹은 너무 섣부른 심리적 정리를 하게 되면 감정적 앙금으로 인하여 합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미련과 아쉬움'이 반복되어 나타나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감정적 해결과 제대로 된 심리적 이별이 이루어진 후 제대로 된 '(대안적) 사랑'을 만드는 것이다. 즉,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나서 다시금 예쁘게 사랑을 만들어가고, 그 안에서 새롭게 행복과 즐거움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단, 앞서 말한 두 단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안'이라고 볼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 단지 이전 사랑의 상처에 근거해 '상처가 반복되지 않을 것 같은 안전한' 사랑을 찾게 된다. 그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전 사람과 비교하면서 분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 이전 그 사람도 저런 행동을 했는데?! 이 사람도 마찬가지이겠구나!!'라고 생각하거나 '와우~ 이 사람은 절대로 그 사람과 같은 상처는 안 줄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충분한 감정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의 상처를 틀어막기 위한 '대안적 사랑'을 찾았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 사고들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사에 가장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치는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인간 심리의 역사에 꼭 나오는 Freud도 인간사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일과 "사랑"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사람의 마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어떤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영원하고 좋기만 한 것은 없다. 강렬하고 좋은 감정이라면 잠재적으로는 그만한 상실감과 고통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맞다. 미리부터 이별을 생각하며 사랑에 집중하지 않을 이유도 없으나,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별이 찾아오고 사랑의 상처로 고통받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치유하고 해결하는 것이 방법이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부정적) 감정의 발산과 해결' - '진정한 심리적 정리와 이별' - '새로운 사랑을 찾아 얻게 되는 새로운 행복' 등이다. 이나저나 인간사는 이를 반복하게 되어 있다. 다만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롭게 이 단계를 거치는지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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