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Sep 22. 2020

사랑이 서툰 당신에게...

사랑의 기술. 남녀편

Photo by Oziel Gómez on Unsplash



사랑이 가냘프다고? 

너무 거칠고 잔인하고 사나우면서도 가시처럼 찌르는 게 사랑이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96)의 대사 중에서

(출처. 나무위키)




1.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당신은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흥분되는 마약보다도 더 달콤한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유행가의 가사처럼 '눈물의 씨앗'이라고 생각합니까?


분명한 것은 사랑은 각 사람에게 있어서 백인백색(百人百色)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각자 다른 색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각자의 언어와 몸짓으로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또한 사람뿐 아니라 두 사람이 만나는 상황이나 환경, 그리고 만나는 순간순간의 역동과 상호작용에 따라 천가지 만가지 모습으로 사랑은 만들어집니다. 


결국 사랑에는 정해진 정답이나 규칙은 없으며, 

사랑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독특하고 고유한 그림과 음악과 같은 예술작품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달콤함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눈물과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고 원하며, 그 안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런데 사랑이 눈물의 씨앗이 되며 본인과 상대방에서 불편함과 심리적 고통을 주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사랑은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사랑의 기본적인 속성은 감정입니다. 

따라서 감정을 다루는데 서툰 사람들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본인이 타인을 사랑하는 데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사랑을 받는 것 과정도 서툴고 불편합니다. 

감정을 다루는 것이 서툴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자기감정을 잘 못 느끼고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합니다. 

본인 기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접근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좋거나 안 좋은 경우, '내가 왜 기분이 안 좋지? 그럴만한 일이 있었나?' 혹은 '내가 기분이 좋은 이유는! 첫째, 둘째,' 등의 접근을 하고자 합니다. 

만약 자신의 내적 논리나 생각에 의해서 잘 설명되지 않는 감정들은 인정하지 않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합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 시 처음 시작할 때나 끝날 때, '기분이 어떠세요?' 혹은 '오늘 상담 소감이 어떠세요?'라고 묻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 생각을 말하거나('오늘 여러모로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배웠습니다!') 아니면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저는 선생님의 그 질문이 제일 어렵습니다ㅠㅠ 기분이 어떠야 하는 거예요? 기분을 잘 모르겠어요 ㅠㅠ') 등입니다. 

이는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거나 혹은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영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기분 변화에 그대로 노출될 뿐 이를 스스로 관리하거나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3. 사랑은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두 번째 특징은 감정표현과 교류에 능숙하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심리치료나 상담에서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기감정을 잘 모르니 당연히 표현도 못하겠으며, 표현하거나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감정을 전달하고 교류하거나 혹은 그 스킬이 부적절합니다. 


이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증명하거나 드러낼 수 있는 행동이나 증거가 될만한 것들에 초점을 둡니다. 즉,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나 책임, 그리고 사랑하는 사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역할과 행동에 초점을 둡니다. 이처럼 사랑의 감정을 'Enjoy', 즉 즐기는 것이 아니라, 'Should' & 'Must' 등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이처럼 행동이나 역할, 의무나 책임에 초점을 두는 것은 순수한 감정적 반응을 약화시킵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는 극단적인 감정인 경우에만 표현하고 교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몸의 변화에 예민한 사람은 조금만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약을 먹거나 치료를 받게 되나, 

몸의 변화에 둔감한 사람은 증상이 매우 심해진 다음에 신체적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화가 났을 때 혹은 아주 기분이 좋은 경우가 아니면 감정을 잘 느끼지도 못하고 당연히 전달이나 교류도 하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는 아주 명백하게 좋을만한 일이 있거나 혹은 너무 화가 날 정도의 일이 발생한 경우가 많아 논리적으로도 왜 기분이 좋은지 혹은 왜 기분이 나쁜지 등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일상적 생활에서의 소소한 감정 변화나 교류는 인식하지도 못하며 교류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차갑고 냉정하다는 얘기를 듣거나 혹은 '감정의 진정성'이 없고 공허하다는 피드백을 듣게 됩니다. 



4. 사랑은 상처라는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세 번째 특징은 정서적 갈등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표현이나 교류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감정적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더욱더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로 인해 사랑하는 관계를 단절하거나 혹은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통 사랑은 행복한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 깊어지면서 두 사람은 행동이나 감정이 얽히게 되고 서로 관여(Involvement)가 깊어지게 됩니다. 

또한 그에 따라 서로에 대한 요구나 기대도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나 나도 그만큼 배려받고 싶다는 마음도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및 환경에서 각자 성장해 왔으며, 

사랑을 비롯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행동 습관 상 차이가 있는 사람들끼리는 당연히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보통은 상대방도 나와 같은 요구와 기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나 요구 수준도 천차만별이며,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실망과 좌절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마음에는 사랑의 상처라는 그림자가 크게 드리워지게 됩니다. 


사랑에 서툰 사람들은 이와 같은 갈등이나 좌절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감정적 상처들이 축적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Must'와 Should' 차원에서의 접근이 강한 경우 이와 같은 사랑에서의 갈등은 서로의 "다름"의 문제가 아니라 "틀림"과 "잘못됨"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나를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혹은 '사랑한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야!'라는 등의 표현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사랑에서의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 분노와 적대감으로 전환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5. 사랑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첫사랑은 실패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랑'과 같은 강렬한 감정을 인식하는 것도 처음이며, 이를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며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도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랑싸움'은 더욱 강렬한 감정이며, 내 안에 있는 모든 유치 찬란함이 다 드러나는 듯한 불쾌한 경험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처음 겪는 경우라면 이를 감당하고 관리하고 해결하는데 미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여러 번의 사랑을 경험하고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해보고 난 후,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때는 왜 그랬을까?ㅠㅠ', '그런 말을 하지 말걸..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했을까?ㅠㅠ', 혹은 '꼭 그렇게 헤어질 일은 아니었는데...ㅠㅠ' 등등의 후회가 밀려오게 됩니다. 


만약 이와 같은 일들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어떻게 하면 개선되고 나아질지'에 대하 고민하여,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단, 이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랑에 서툰 사람들이 가지는 특징 세 가지 자체가 쉽지 않은 주제이며, 

이를 개선하고 고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사랑을 통한 행복과 만족을 느끼고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의 제목에 끌려 클릭을 하고 일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주변에 혹은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사랑에 서툴어 고통받고 힘들십니까?

그 사람에게 이 글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하십니까?

상대방이 이글을 읽으면서 문제를 깨닫고 변화되기를 원합니까?

불행히도 당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습니다!ㅠㅠ

상대방은 아마 이글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도 어려우며,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비판하고 글쓴이를 비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혹은 막연하게 '내가 너무 사랑에 서툰 것 같다'라는 문제의식으로 이 글을 클릭하여 보고 계십니까?

만약 이 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되고, 나의 서툰 사랑으로 인하여 고통받았던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이 생겼다면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차근차근 노력하여 더 큰 사랑을 만들어 갈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도통 이해가 되지 않고,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내가 그렇다고? 너가 날 알아?', 혹은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분노와 스트레스가 올라온다면,

아마도 당신은 감정관리에 서툴고 그로 인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틋하고 설레는 사랑과 더불어 고통이나 힘듦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랑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노력하고 연습하는만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자기계발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나중에는 '이 정도의 노력을 기울일만 했어!'라는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올 것입니다!^^



If you would be loved, love and be lovable.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라. 


Benjamin Franklin / 벤자민 프랭클린

(출처. 나무위키)



P.S. 

다음 글은 '사랑에 서툰 당신에게 II.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하기'편입니다. 





함께 보시면 좋을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loving


https://brunch.co.kr/@mindclinic/369


https://brunch.co.kr/@mindclinic/297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이전 02화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힘들어지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