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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Feb 14. 2020

사람에 매달리는 성격과 사람이 부담스러운 성격

심리전문가가 쓰는 비-전문적 심리학. 의존적 성격과 비사교적 성격

Photo by JESHOOTS.COM on Unsplash



1. 의존과 독립 사이


사람을 뜻하는 '人(인)'의 유래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는 데서 서로 기대는 모습을 본땄다는 설'이 있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혼자서는 살 수 없으며 누군가와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리고 사람끼리 많은 영향을 미치며, 그 안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모두 발생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본능인 것은 맞다. 그런데 사람마다 그 정도나 수준에서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유난히도 사람에게 의지하고자 하고 기대고 싶은 바램이 큰 사람도 있다. 반면에 사람에게 관심이나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낮은 사람도 있으며, 때로는 사람들 간의 관계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피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심과 기대 수준, 그리고 그와 관련된 스킬이나 노하우 수준(의사소통이나 대인관계 스킬)'은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기본적인 성격적 특징들이지만, 개인적 관계나 가족 관계뿐 아니라 직업 선택이나 직장 내 관계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 특징이다. 어느 누구라도 자기이해와 통찰을 하는 과정에서 꼭 고려해야 하는 요소이며, 적극적이고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분들이다.


이와 관련해서 사람에 의지하고자 하는 심리적 요구가 강하여 사람에게 매달리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나 관계 욕구 자체가 적거나 혹은 사람 관계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대인관계의 양극단에 있는 경우로써, 각각 그 나름대로의 특징과 아픔을 가지고 있다.



2. 건강한 의존과 과도한 매달림


'의존(依存)'이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존재함'이라 볼 수 있다. 즉, 의존이란 '타인에게 기대고자(의존하고자) 하는 바램과 요구(need)를 말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된다. 이는 아주 어린 시절의 인간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태어나서부터 일정 기간 동안,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생존할 수 없으며 절대적인 지원과 돌봄이 필요하다. 만약 의존하지 않는다면 죽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나약하게 태어나는 것이 인간이며, 의존은 생존의 필수적 전제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신체적 및 심리적 성장을 거치면서 스스로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게 된다. 또한 의존의 내용과 질이 변화하게 되어, 생존과 관련된 의식주 문제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이슈들에서 상의나 조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격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던가 연애 상담이나 직업과 관련된 조언이나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던가, 아니면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써 선배나 동료들과의 협력 속에서 나의 일이나 성취들을 만들어 간다.


이처럼 성장 과정에서 연령 수준이나 삶의 단계에 따라 의존에서 벗어나고 의존의 내용과 질이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 발달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의존 자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혹은 유아기적 의존적 요구에 머무르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적절한 의존과 그에 따른 심리적 안전감과 안정감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유아기적 의존 요구가 해결되거나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에게 의존해야만 심리적 안전감과 안정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에게 의지하였을 때 충분히 돌봄과 안정/안전감을 받지 못하였을 경우 기본적인 의존 요구와 안정/안정감이 해결되지 않아 성인이 되어서도 그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건강한 의존과 개선과 변화가 필요한 '사람에게 매달림'을 구분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 본다면,

1) 혼자 있는 경우 너무 불안하고 두렵다거나,

2) 혼자 결정을 내리는 경우 확신이 생기지 않아 꼭 다른 사람의 확인이나 보증이 필요하거나,

3) 내가 의존하는 사람으로부터 거절당하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에 너무 전전긍긍하게 되거나,

4) 내 의존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 심하게 분노하는 등

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건강한 의존이 아니라 과도한 매달림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기준들의 공통점은 바로 "나 스스로가 대인관계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라면 개선과 치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3. 건강한 독립과 외톨이


자식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부모로부터 경제적 및 심리적으로 독립을 하게 된다. 동시에 이는 부모로부터의 간섭과 통제를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독립을 통해서 사람은 '나만의 고유한 색깔과 특징을 가진 진정한 '나'의 모습과 역할'로 거듭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독립투쟁'의 과정이자 결과이다.


이와 같은 심리적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되는 경우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건강하고 근거 있는 자신감과 자기 존중감을 경험하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세상의 풍파나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된다. 또한 자신의 목표와 방향을 스스로 수립하여 내적인 열정과 몰입을 통해 사람 관계나 업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안정감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은 타인에게 큰 매력으로 보여지며,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긍정적으로 교류하고자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나 대인관계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심리적 독립이 과하게 이루어지거나 혹은 잘못된 독립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대인관계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과도한 자기애(Narcissism, 자신만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며, 타인들의 인정이나 긍정적 평가는 받지 못하는 경우)에 빠져버리거나, 독선이나 아집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다. 또한 타인들과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교류나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외로움이나 고독에 빠져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들은 건강한 독립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경우 대체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멀리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여 피하는 '비사교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특성들이 발전하게 되는 이유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타인과 건강하고 신뢰로운 의존 경험 자체가 없는 경우'이다. 특히 성장기에 부모의 적절한 돌봄과 보호, 그리고 그에 기반한 안정감과 소속감을 받지 못한 경우들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타인에게 의존했다가 크게 상처 받거나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웠던 일이 있는 경우'들이다. 이런 경우 대인관계를 맺고자 하며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으나 상처 받을 것이 두려워 이를 피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삶의 과정 및 대인관계와 관련된 경험들이 이와 같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독립이 아니라 부적절한 '비사교적'인 성격을 구분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 본다면,

1) 타인들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2) 타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아예 사람들에게 공들여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관계 자체를 피한다.

3) 타인에게 의지하거나 교류하고 싶지만 관계를 맺거나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 아예 만남 자체를 피해버린다.

4) 타인이 나에게 의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관계 자체를 피한다.

등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개선이 필요한 '비사교적 성향'건강한 의존이 아니라 '과도한 매달림'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기준들의 공통점은 바로 "나 스스로가 대인관계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라면 개선과 치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4. 행복한 의존과 발전적 독립을 만들어가기


혹시, '사람에게 매달림'과 '부적절한 비사교적 성격'을 구분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판단 기준이 모두 "나 스스로가 대인관계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경우"라는 점을 발견하였는가? 더불어 사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다. 따라서 사람들 사이에서 건강하지 못한 '과도한 의존성'을 가지거나 '부적절한 비사교성'을 가진 경우는 심리적 불편감이 매우 크며 심리적 고통이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더욱 고통이 지속되거나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앞으로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들은 적극적으로 직면하고 해결하기를 추천하는 것이다!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와 같은 대인관계의 문제들은 상담자나 치료자와의 관계 속에서 재경험하여 성장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이와 같은 현상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밝히고, 그와 관련된 감정적 앙금을 해소한 후, 치료자나 현재의 상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새로운 태도와 스킬을 가지고 건강한 의존과 발전적 독립을 재경험하여야 한다. 그런데 굳이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이와 같은 문제들이 낫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격적으로 매우 성숙하거나 안정적인 성격을 기반으로 신뢰와 믿음을 주는 배우자(혹은 깊이 사귀는 애인이나  진지하고 깊이 있게 사귄 친구 등)를 만나는 경우이다. 이 또한 치료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고 신뢰로운 의존과 독립을 재경험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심리치료와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즉, 인관계 상의 과도한 의존이나 부적절한 독립이나 비사교성도 변화할 수 있다. 특히 대인관계란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불편함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이 영역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시금 행복과 만족을 되찾거나 재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과도 같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 왔으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태도와 행동이기 때문에 좀 더 오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되는 만족이나 행복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노력할 필요와 가치는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당신은 누가 떠올랐는가? '나에게 충분한 신뢰와 안정감을 준 사람은 누구였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는가? 그 사람들(보통은 부모가 포함됨!)이 당신에게 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신념을 정말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다. 그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라!


그런데 '나는 그렇게 충분한 신뢰와 안정감을 준 사람이 없었네ㅠㅠ'라는 생각이 들거나 '나를 화나게 하거나 상처 준 사람들'만 떠오른다면 당장에 이를 치유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시작하라. 그 사람들(여기에도 보통 부모가 포함됨!)과의 관계에서 받았던 상처와 아픔을 털어내고, 그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것만으로도 변화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때와는 상황도 다르고 당신 스스로도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강조하지만, 그런 변화에 드는 노력과 에너지를 시작할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원리. 성격 심리


#1. 돌보는 성격과 돌봄 받는 성격 / 장녀와 막내아들이 잘 사는 이유

#2. 자신이 힘든 성격과 남을 힘들게 하는 성격 / 간편 성격장애 구분법

#3. 나서는 성격과 나서지 않는 성격 / 학기 초 임시 반장에 나서는 친구의 특성

#4. 사람에 매달리는 성격과 사람이 부담스러운 성격 / 의존적 성격과 비사교적 성격


일단 성격과 관련해서 4개의 글로 1차 마무리를 합니다!

혹시 더 궁금하신 주제에 대해서 제안 주시면 추가로 고려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입니다!


사랑 심리학 (부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심리학)

#1. 사랑이 변하니? 그럼, 안 변하니?! / 사랑의 속성

#2.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힘들어지는 이유 / 관계 차원의 연애와 사랑

#3. 결혼과 비혼, 선택장애자들을 위한 3가지 조언 / 결혼을 할까요, 말까요?

#4.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 맞다! / 연애는 감정, but 결혼은 생활

#5. 결혼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전쟁! / 부부와 원가족 이슈

#6. 차라리 이혼하라고 조언하는 3가지 경우 / 부부간의 갈등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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