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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19. 2024

호모사피엔스의 비애

Photo by Matthew Henry on Unsplash



1.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Photo by Ben Sweet on Unsplash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입니다. 

이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도 기본적으로는 동물이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인간은 동물로서 가지는 본능적 욕망과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동물과는 차별화되는 생각 기반의 고유한 행동 패턴을 동시에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동물적인 기초적 욕망과 그로 인한 행동 패턴은 생각에 기반한 인간 고유의 행동 패턴은 상당히 다른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동물적인 기초적 욕망은 식욕, 수면욕, 공격성 및 의존성, 성욕 등과 같이 원시적인 요구들이 대부분이며 이는 반드시 충족되어야만 하는 것들입니다. 

반면에 생각에 기반하여 형성된 인간 특정적인 행동 패턴은 도덕과 윤리, 사회적 가치와 규범, 창의적 사고나 생산적 사고 등이며, 이는 반드시 충족될 필요는 없고 사회적 발달 수준이나 환경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처럼 서로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두 가지 행동 패턴으로 인하여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수많은 심리적 이슈나 문제들을 겪게 됩니다. 



2. 사유력이 인류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었다


Photo by Donald Giannatti on Unsplash


인간의 사고 능력은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자연 환경에 순응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창조물과 끊임없는 도전과 성취로 현재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맨몸으로 자연 속에서 생존하는 수준을 넘어서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장비들을 만들어 냈으며, 경작과 생산을 통해 잉여재화를 만들어 내고 이를 저창하고 보관하는 방법을 통해 저장과 축적이라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잉여재화는 권력의 기반이 되었으며, 단순한 물물교환의 형태를 넘어서 화폐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과 같이 비가시적 재화 통용 수단까지도 개발하여 활용해 왔습니다. 


인간의 사유력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활동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산업 혁명을 이끌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산업 혁명으로 인한 혁신적인 변화는 우리 삶의 편의성을 증진하였을 뿐 아니라 삶을 단순히 생존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존 이상의 무형적이고 고차원적인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결과물들은 단순히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서서 서로를 파괴하고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고유한 활동들의 결과물들이 결과적으로 인간의 행복과 안녕에 기여를 하였는지, 아니면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환경을 파괴하고 정신적 황폐를 이끌지에 관한 철학적 논쟁이 분분하기도 합니다. 



3. 창의성과 상상력의 양면성


Photo by Nick Fewings on Unsplash


1차, 2차, 3차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삶은 급격하게 변화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며, 생존 자체보다는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사유 영역도 현재의 이슈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서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과 미래와 가능성의 영역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의 영역 확장은 보다 깊이 있는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풍성한 이론과 개념을 정립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미래와 가능성에 대한 확장된 사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혁신과 도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와 같은 생각들은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당장 꼭 필요한 것들은 아니며 개인의 교육이나 사고 능력에 따라 상대적 편차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아직도 기아에 허덕이는 지구상의 어떤 곳에서는 사치처럼 느껴지는 불필요한 활동으로 여겨지며, 같은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의 일원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수준이나 학력, 혹은 성격적인 특성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현대 사회는 서로 다른 신념과 가치관을 지향하는 다양한 집단들이 소위 이념이라는 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심리적인 갈등과 대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념적 대립과 갈등은 온라인화로 인하여 더욱더 심화되었으며, 현실적 실체가 없이도 극단적인 추종과 격한 혐오로까지도 발전하여 왔습니다. 



4. 소크라테스도 밥은 먹고 잠은 잔다


Photo from Getty-Images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상적인 모습을 지향합니다. 

도덕과 윤리에 기반하여 개인적 이익보다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사회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개인적 요구를 넘어서서 타인을 위한 배려와 존중을 보이는 이타적 행동을 칭송합니다. 

돈이나 재물에 얽매이지 않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왠지 고상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속물'이라고 비난하고 혐오하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벌어먹기 힘든 상황에서도 현 인류를 위한 기부와 봉사를 강조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실제적인 활동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인간도 알고 보면 동물이며 동물들이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들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고상하고 고귀한 삶의 이상적인 모습들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동물로서의 인간은 '동물의 왕국'에서 볼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편안함과 안락함을 지향하며, 쾌락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힘과 힘과 폭력을 사용하여 타인의 것을 빼앗고 착취해서라도 자신의 이익과 만족을 추구하는 역시 본능이며, 약육강식과 강약약강 및 자기중심적인 이기심 또한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행동들은 아직 지적인 성숙이 완성되지 않은 유아 또는 아동들은 물론 약한 친구나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집단 내 따돌림이나 진상 고객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권력과 힘, 그리고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재화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즉, 우리는 동물로서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들을 가지고 있으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범과 규칙, 도덕과 윤리, 그리고 이상적인 삶과 인류의 가치라는 고귀한 신념들로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르지 않는 사람을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표현과 같이 '인간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을 하고 처벌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동물적 본능을 분명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기고 통제할 것을 요구받으며, 기초적인 본능과는 다른 사회적 가면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인간이 동물로서 가지는 본능적 요구와 인간으로서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당위와 역할 사이에는 항상 불일치와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5. '비현실적 기대'로 인해 상실과 좌절이 온다


Photo by Anthony Tran on Unsplash


상상력은 인간의 사고 영역과 주제가 현실에 제한되지 않도록 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것들 이상의 것들을 꿈꾸고 바라게 합니다. 

이를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합니다. 

이는 곧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이상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상적으로 바라는 희망과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의 불만족과 결핍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SNS에서 상에서 보이는 다른 사람들의 화려한 삶이나 드라마에서 나왔던 판타지를 현실로 바라고 원하게 되기도 합니다. 

즉, 상상력에 기초한 현재를 넘어서는 이상이나 목표가 지나치게 높거나 비현실적인 경우에는 불필요한 좌절이나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현재를 향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더 큰 것을 바라거나 남들과의 비교를 통한 심리적 불만족과 갈증을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6. '과잉 의미부여'로 인해 분노와 혐오가 발생한다


Photo by Maryna Kazmirova on Unsplash


인간의 사유 능력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활동은 "왜?"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현상이나 보여진 결과 이상으로 '이런 일이 "왜" 생긴 것일까?' 혹은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거야?'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숨겨진 이면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사람들 중에는 아침이 밝아오는 현상에 만족하지 않고 '해는 "왜" 뜨고 지는 것을 반복하며, "왜" 특정한 방향에서 떠오르고 다른 방향으로 질까?'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하여 탐구했던 사람들이 있었으며, 이들의 호기심과 노력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자연적 현상에 대한 궁금증과 그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일련의 활동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인간의 창의적 혁신과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접근은 인간 자신의 심리적 현상과 대인관계 상호작용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나 자신, 특히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하여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결과 이상의 상대방의 특성, 내적 동기, 그리고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실제에 근거한 정확하고 사실적인 추론이나 설명을 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경험에 따른 편향되거나 왜곡된 프레임을 적용하게 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서적으로 힘든 상태이거나 나 자신이나 내가 속한 집단에 피해나 위협이 된다고 해석하게 되는 경우에는 매우 당당하게 타인들을 공격하거나 혐오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즉, 상황이나 타인을 판단하고 해석하는 내적 프레임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조심스러운 적용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잘못된 생각에 기초해 분노와 같은 극히 부정적이고 위험한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되며, 이는 곧 상대방이나 다른 집단에 대한 (본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명분과 논리가 있는 당당한 혐오와 공격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7. 본능과 사회적 가치, 그 이중성에 대하여...


Photo by Sydney Sims on Unsplash


최근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보다 보면, 가슴 아프면서도 답답하고 때로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국민을 섬기겠다며 표를 얻어갔던 정치인들과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통제권을 위임한 권력기관들은 자신들만을 위한 이기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권력의 칼을 휘두르며, 자신들에게는 자의적이고 너그러운 법적용을 하곤 합니다. 

세상 그 어느 것이나 억만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을 내 자식을 국방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군에 보냈더니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 수색작전에 내보내거나 가학적인 학대 수준의 얼차려를 주어 사망케 해 놓고도 너무도 당당하고 뻔뻔하게 자기변명을 합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빠듯한 소시민들에게는 그리도 엄격하게 적용한 법률들이 권력자나 그들의 이익을 위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할 때에는 순식간에 솜방망이가 됩니다. 


인간의 생각과 그에 기초한 삶은 이중적입니다. 

동물로서의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윤리와 도덕이라는 이상적 기준에 기초한 사회적 규범과 가치를 준수하도록 요구받습니다. 

동물로서의 본능이 무시되면 근본적인 삶의 만족과 행복을 얻기 힘들며, 실체도 불분명하고 사람에 따라 상대적인 이상적 규범과 가치로 인한 심리적 혼란과 불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 만을 위한 이기적인 욕심과 자기중심적인 목표 달성은 궁극적으로 사회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기초적인 동물로서의 본능과 이상적인 사회적 가치와 규범, 이 두 가지 모두는 적절하고 균형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양육이나 교육을 통해 이에 대한 훈련과 연습을 하기는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통용되는 완벽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적절한 양육이나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다 동일한 수준의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 두 가지의 상반된 요구와 가치 간의 균형과 조화가 깨질 때 개인은 물론 사회적 안녕과 행복도 무너집니다. 



8. 인간은 진정한 고상함과 품격을 갖추었는가?


Photo by Sasha  Freemind on Unsplash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도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더욱 고차원적인 사고 능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인간들이 각자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노력이자 활동입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 활동은 정신적인 것을 넘어서는 영적 활동이라고 하며, 구체적으로는 지혜로움과 성숙이라고 칭합니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지혜로움과 성숙이라는 말 외에는 딱히 표현할 단어도 없습니다. 


이는 쉽게 학습하기도 어려우며 교육을 통해서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나이가 많다고 해서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종교적인 활동이나 명상을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돈으로 사거나 주사로 주입하거나 뇌에 이식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인간의 이중적인 삶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과 불일치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지혜로움과 성숙을 위한 활동은 권력자나 정치인, 혹은 부모나 교사 특정한 누군가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나 의무입니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모여서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을 더욱더 인간답고 고귀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저절로 고상함과 품격이 갖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상함과 품격이라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연습은 물론 진지하고 깊이 있는 통찰과 인식이 필요합니다. 


분명한 한 가지는 이 모든 활동은 인간 고유의 사고 능력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사고 능력이 없었다만 이와 같은 고민도 없었을 것이며, 배부른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사고 능력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도 하나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며, 필요 이상의 정서적 고통이나 문제들을 일으키기도 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듯 보이나 꼭 필요한 가치와 신념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의 머릿속과 감정은 항상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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