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CEO
예비창업패키지 2차.
2026년이 다가올수록 겁이 난다.
근데 뭐, 안 할 순 없잖아. 안 하면 그냥, 내가 멈추는 거니까.
초 단위로 자동 조절되는 공기압,
그 인공호흡기 덕에 나는 숨을 이어간다.
근데 세상은 그걸 모르고
프레젠테이션이 어쩌고, 발표 스킬이 어쩌고 그런다. 참 쉽지 않다.
내년. 누군가는 미래를 말하지만,
나는 숨을 말해야 한다.
1차는 그냥 몸 풀기. 근데 2차는? 이건 거의 진검승부.
자료는 더 많아야 하고,
말은 더 또렷해야 하고,
설득력은 거의 영화 예고편급이어야 한다.
근데 나는 아직도 숨부터 챙긴다.
말보다 먼저 숨 쉬어야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2차 발표가 진짜 걱정이다.
발표하기 전, 나는 심호흡이 아니라 실제 호흡부터 한다.
기술은 설명하면 되지만,
삶은 설명한다고 전해지지 않는다.
무대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그냥 살아낸 시간 그 자체다.
이게 그냥 아이템이면 벌써 포기했겠지.
근데 이건, 내가 살아 있는 이유랑 이어진다.
숨결 그 자체다.
그래서 이건 포기 못 한다.
세상사에 불평불만이 없다면 변화는 시작되지 않는다.
나는 그 감정을 연료 삼아, 나아가는 힘으로 바꾼다.
이 불편함을 에너지로 바꾸는 일,
그게 지금 내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끔은 생각한다.
이 일을 나 혼자만 끌고 가야 하는 걸까?
동업자를 얻어야 하나.
숨을 함께 나누고,
무대를 함께 감당할 사람.
사업은 결국 혼자서는 못 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요즘,
스피치 재능기부를 받는 게 맞는지 고민이 깊다.
내 숨결을 대신 말해줄 목소리 하나.
내 이야기를 나보다 더 잘 전해줄 따뜻한 동행.
그 한 사람이면 충분한데—
근데 진흥원에서 그걸 막을까 걱정이다.
내 목소리가 아니면, 내 진심도 아닌 걸까?
이 창업은 대체 누구를 위한 창업인가.
장애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대신 발표할 수조차 없다면,
그건 포용이 아니다.
현실은 아직, 벽이다.
ㅡ제도와 전략 이야기.
예비창업패키지는 회사 미설립자만 참여할 수 있다.
대신 시제품 개발에 최대 1억 원이 지원된다.
창업을 마치면 초기창업패키지로 넘어가 또 한 번 1억 원의 사업화 자금이 열린다.
그 이후엔 진흥원이 VC, 엔젤 투자자와의 연결도 도와준다고 한다.
의료기기라면 코트라(KOTRA) 같은 기관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이건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기술을 사회와 연결하는 과정이다.
진흥원은 대개
중복되고 진부하고, 사업성 떨어지는 아이디어는 걸러낸다.
그래서 나는 전략을 바꿨다.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BM(비즈니스 모델), 국산화 가능성,
국내외 생산구조, 수출 전략, ESG 요소,
그리고 의료기기 안보 가치까지 부착했다.
기술이 아니라 구조로 승부하기로 한 것이다.
ㅡ쓴소리도 덧붙인다.
솔직히 말해, 아산재단 같은 민간 스타트업 대회보다
정부 창업 지원 제도의 지원금은 빈약하다.
지식산업센터들은 공실률이 높고, 활용도도 떨어진다.
차라리 정부는 센터에 투자할 예산을 구조조정하고,
그 재정으로 창업제도와 컨설팅을 더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