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법인 설립 일기 –장애인 CEO

국산화 시리즈의 첫걸음

by 레푸스

장애인 창업지원, '공약' 대선후보에게 묻고 싶다.

"대선 공약화 바라며"


나는 결국, 1인 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아직 설립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급여는 월 35만 원으로 책정해 두었고, 이는 수급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많은 이들에게는 작고 초라해 보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국산화의 꿈을 품은 첫 단추다. 휠체어를 탄 내가 대표가 되어 서류를 준비하고, 사업자 등록증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지금 이 순간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이 땅의 기술과 숨결을 지키기 위한 선언이다.


이 법인은 단순한 창업이 아니다. 필립스 겔타입 인공호흡기 마스크가 단종되었고, 그 공백을 메울 대체품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 시대에, 나는 '숨을 위한 독립'을 실현하고자 한다. 호흡을 지탱하는 모든 도구•기기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걷는 국산화 시리즈의 시작이다.


나는 하나하나 꿰뚫으며 결국 이 자리에 도달할 것이다. 장애물이었던 '고민'이라는 이름의 안개도 이제는 걷히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일단 문을 열어두는 일. 내게 유리한 구조를 미리 짜 놓고, 천천히, 그러나 꼼꼼히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나는 수급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급여 수준을 신중히 조정했고, 사회보장제도 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계산하고 있다. 이 작은 법인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되,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도록, 법과 제도 안에서 길을 찾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실망도 있었다. 정부가 장애인 일자리를 창업으로 갈음하려는 모습은 솔직히 낙담스럽다. 모든 장애인이 사장이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때로는 동료들과 함께 안정된 환경에서, 배려받으며 일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창업만을 강조하는 건, 구조적 일자리 부족을 당사자의 '도전 부족'으로 전가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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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장애인 창업대회에서 주는 포상이 너무도 작다. 참여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비해, 그 성과는 값싼 격려로 포장되어 버린다. 누구는 무대 위에서 박수받지만, 무대 아래에서 쓰러진 이들의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기술지원 정도는 만족스럽지만, 그 너머의 구조적 고민까지 아우르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 있다.


그래도 나는..

작은 법인의 이름으로. 느리지만 꾸준히, 이 길을 가리라.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법인은 작지만, 그 뜻은 결코 작지 않다.


다음은, 한 사람의 대표로서 준비해야 할 수많은 대화들이다.

국산화의 문을 두드리는 이 걸음이, 멀리 가는 발걸음이 되길 바라며.

함께 나아가기 위해, 꼼꼼히 적어 내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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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런치 포스터는 건강한 제 모습을 상상한 형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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