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나를 속이고 있다

by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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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기 전까지 한순간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스트레스를 없애야 한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죠. 스트레스받아 미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스트레스라는 말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정신과 의사도 스트레스를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실망하는 사람도 있고 그럴 줄 알았다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도 있습니다. 뭔가 환상적인 치료법이 있을 것이라 믿었던 이는 실망합니다.


스트레스는 본래 못 푼다고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속고 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자기 문제에 너무 일찍 눈감아버린 것이니까요.

스트레스성 피로 증상과 근육통 때문에 상담실을 방문한 대기업 임원 민규 씨에게 “제일 스트레스받는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더니 “마누라가 바가지만 긁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을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자신의 최대 스트레스는 아내의 잔소리라는 것입니다. 아내가 순종적이라면 만사형통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업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습니다. 책임지고 있는 부서의 실적이 부진했고 이러다가 회사에서 잘릴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죠. 매일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했습니다. 별일이 없어도 회사에서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래야 안심이 됐습니다. 일이 빨리 끝나면 부하직원의 사기를 올리려고 회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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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민규 씨가 늦게 퇴근을 하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그를 향해 아내는 “매일 늦게 오더니 이제는 술까지 처먹냐! 그 시간에 애들하고 놀아주면 어디가 덧나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민규 씨는 하소연하듯이 말했습니다. “회사일도 힘들어 죽겠는데, 마누라까지 계속 바가지를 긁어요. 마누라 때문에 정말 죽을 맛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민규 씨의 행동과 내면에 있었습니다. 그는 불안한 나머지 여유 시간이 있어도 스트레스 면역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습니다. 스트레스받을수록 술과 담배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자투리 시간에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살아왔던 것이죠. 야근이 필요하지 않으면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식사하고 아내와 적극적으로 스킨십도 해야 하는데 민규 씨는 불안 때문에 진짜 소중한 것들을 뒤로 미뤄두었습니다.


그의 마음으로 들어가보니 스트레스에 속고 있다는 걸 알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잔소리가 스트레스라고 했지만 사실은 콤플렉스가 원인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초등학생 시절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품이 그리웠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주는 어머니의 애정에 목말라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자기 내면에 어머니 콤플렉스가 있다는 걸 알지 못했습니다. 의식화되지 못했던 어머니 콤플렉스를 아내에게 투사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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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모르게 아내에게 이상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를 기대하고 바랐습니다. 아내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민규 씨는 늘 불만을 느꼈습니다. 이상화된 어머니 이미지와 현실의 아내를 비교했기 때문이죠.


‘아내는 애정과 노력이 부족하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면 받아주고 이해해야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을 척척 알아서 해야지’라고 여기며 불만을 키워왔습니다.


충족될 수 없는 어머니 콤플렉스가 자기 마음을 휘젓고 다닌다는 걸 모른 채 아내를 비난했으니 그도 그의 아내도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와 현실의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마음의 문제를 회피하기 십상입니다. 어렵더라도 스트레스의 실체를 똑바로 보고 이면에 숨겨진 진짜 문제를 찾고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재발견해야 합니다. 당장 눈앞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 이런 문제가 있구나. 그래서 힘들구나. 나에게 이런 욕구가 있구나’라고 의식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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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문제에는 선명한 해법이나 단순한 원리가 없습니다. 타인이 거쳐간 길은 그것이 아무리 좋고 옳아 보여도 절대로 내것이 될 수 없으니까요. 마흔의 마음 공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음 공부가 필요할까요?


바로, 마음 공부의 핵심은 상실의 고통을 끌어안고 전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마흔이 되는 서른에게, 동시에 마음은 아직도 서른에 머물러 있는 마흔을 위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두었습니다.


마흔의 길목, 없어질 것만 보지 마세요.

당신에게 아직 남아 있는 소중한 것이 더 많으니까요.


- <마흔, 마음 공부를 시작했다> 읽어보기 > http://bit.ly/2OoRc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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