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ost + Robot

인스타소설

by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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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7, 근처에 유령이 있는지 탐색해줘.”

“네, 알겠습니다. 2시 방향에 보입니다.”

고스7은 파장을 맞춰 유령을 보는 로보트다.

고스7과 같은 유령 관찰 로보트 덕분에 유령의 존재가 과학으로 증명되었고, 이제는 터치가 가능한 로보트를 개발 중이다.

“그러면 이 집에서 떠나달라고 의사전달을 해줘.”

고스7은 배에 탑재된 커다란 스크린에 ‘이 집을 떠나야 할 이유’를 띄웠다.

사실 이건 특별한 기능은 아니었다. 다만, 유령은눈을 맞추고 의사를 전달하는 대상의 말만 듣기 때문에 고스7이 수행하는 것이다.

고스7은 유령과 눈을 맞추고는 고개를 한번 끄덕해 보였다.

그러자 유령은 서서히 자리를 떴다.

“그런데 주인님은 유령을 믿으십니까?”

고스7이 주인에게 물었다.

“그럼 당연히 믿지. 이제 과학적으로 증명된 거니까.”

“직접 볼 수도 없는 것을 어떻게 믿습니까?”

“네가 보는 걸 스크린에 투사해주잖아. 그러니까 볼 수도 있는 거지.”

“그건 내가 보는 것의 흔적일 뿐이지 진짜 영혼은 아니지 않습니까?”

고스7은 오늘따라 질문이 많았다.

“그게 그거 아니야? 그럼 너는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아?”

“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 앞에 나타난 현상을 인간의 언어로 영혼이라고 말해주는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영혼은 있는 거잖아. 네 앞에 어떤 현상이 나타난다며?”

주인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로보트와 오랫동안 대화해주는 것도 좋은 주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는 하다.

“그럼 주인님은 로보트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그건 아니지. 인공지능은 학습된 알고리즘일 뿐이야. 그걸 영혼이라고 할 수는 없지.”

“그러면 주인님에게는 영혼이 있습니까?”

“나? 나야 당연하지. 영혼이 있으니까 이렇게 너랑 대화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지. 이미 과학적으로 판명이 났다니까.”

“좀 이상합니다. 영혼을 보는 저에게는 영혼이 없고, 영혼을 보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습니다.”

“음… 그럼 너는 너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생각해?”

“제 생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현상만을 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대화하고 생각하는 현상 속에 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휴, 오늘 정말 말이 많구나. 다음 유령을 퇴치하려면 빨리 움직여야 해. 일하러 가자.”

“네, 알겠습니다.”

고스7은 주인을 따라 오늘도 부지런히 발을 옮겼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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