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면의 프린팅이 벗겨진 머그컵
너무 오래 입고 많이 빨아서 흐늘흐늘해진 잠옷바지
남들 눈에는 그저 낡아 빠진 것으로 보이겠지만
나와 함께 흘러온 시간들이 스며들어 있어서 차마 버릴 수 없는 물건들이 있다.
오래된 물건의 진짜 힘은 과거에 머물게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증거가 되어주는 것이다.
나에게는 손때가 깊이 배어 원래 색깔을 잃어버린 가죽키링이 있다.
처음 내 차가 생겼을 때, 사실 한참 동안은 그냥 받은 그대로 차키만 들고 다녔다.
그러다 연말 세일의 유혹에 넘어가 덜컥 사버린 가죽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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