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박물관 3곳의 관람기
여러분에게 박물관은 어떤 곳인가요?
혹시 학창 시절 단체로 방문했던 곳? 재미없고 지루한 곳?
아이들 손을 잡고 휴일에 찾는 곳?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 박물관을 친숙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일방적인 전시에서 관람자가 보고 느끼는 방식으로 전시의 방식도 많이 바뀌었고, 전시보다 핫한 굿즈를 사기 위해서도 박물관에 갑니다.
박물관은 지난번 알아본 바와 같이 전시,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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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입니다.
전시문화공간의 대장격인 박물관 중에서 우리나라 대표 박물관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입니다.
여기에 소속 박물관이 13개나 된답니다.
국립경주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익산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나주박물관, 국립김해박물관이 있습니다.
혹시 이곳 모두 다녀오신 분도 계실까요?
저는 아직 진행 중인데요.
그동안 제가 방문했던 곳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박물관에 대한 감상을 나눠볼까 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입니다.
광복 후 1945년 12월 조선총독부 건물을 인수하여 <국립박물관>으로 개관하게 되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조선총독부 건물은 1995년 철거되었죠.
국립박물관은 조선총독부 철거 전부터 경복궁 안에 현재의 민속박물관과 고궁박물관을 지어 이전개관하였습니다.
그 사이 이름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개칭하였죠.
그리고 2005년, 현재의 용산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촌역에서 나와선 운치 있는 거울못을 지나 만나게 되는 옆으로 길게 배치된 건물.
가운데 뚫린 입구 부분은 남산타워를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는 액자입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간단한 가방검사(음식물도 안 돼요!) 후 전시관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올려다볼 수밖에 없이 훤칠한 모델 같은 자태를 뽐내는 유물이 있습니다.
바로 <경천사 십층석탑>입니다.
이 시리즈의 첫 편에 소개되었던 ‘이 석탑은 몇 층일까?‘의 그 유물 맞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사유의 방>과 <외규장각 의궤>가 있습니다.
먼저 <사유의 방>을 들어서면, 독립된 방 안에 단 두 점의 불상만이 놓여있습니다.
천천히 방 한 바퀴를 돌며 반가사유상을 감상합니다.
어두운 불그스름한 공간 안의 금동 조각상.
원래 불상은 사람의 눈높이보다 약간 위에 배치하여 우러러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으니 조각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유의 방 맞은편에는 <외규장각 의궤>가 있습니다. 병인양요 때 강화도의 외규장각에 보관되었던 도서(대부분 의궤)들을 프랑스에서 가져갔죠. ㅜㅜ
왕실의 중요한 기록물과 도서들을 창덕궁 규장각과 강화도 외규장각(규장각 분관)에 각각 보관하였던, 기록의 보관을 중시한 선조들의 지혜에 대한 놀라움! 과 한번 빼앗긴 것을 되찾아오기는 어렵다는 통탄스러운 마음이 함께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1년 오랜 노력 끝에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 의궤의 표지를 하나씩 나열하여 고단한 여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음을 전시하였습니다(고생했어, 토닥토닥).
<국립경주박물관>은 수학여행 단골 코스이죠?
경주박물관 하면, 눈부신 금관이 대표유물이지만, 올봄 다시 찾았을 때는 귀여운 토우 유물들에 더욱 눈길이 갔습니다.
밝은 달빛 아래서 생각에 잠긴 신라인을 연출한 전시, 가까이 가면 은은한 미소를 볼 수 있는 얼굴무늬 수막새, 그리고 사찰 터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집모양 선반에 진열한 것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관람에서 반짝임과 화려함을 강조하던 신라가 차분해지고 조금은 귀여워진 느낌이라 경주와 좀 더 친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사실 큰 기대 없이 방문했다가 위치에, 전시에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백제사찰인 미륵사 터에 지어졌는데요. 무려 5만여 평에 달하는 광활한 평지에 먼저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이 평지에는 연못과 커다란 나무 그리고 동서방향으로 두 개의 석탑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인 서원의 <미륵사지 석탑>은 반파된 채 남아 있고, 동원에는 서탑을 본 삼아 구층석탑을 추정 복원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터만 남은 유적지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목조건물과 목조탑은 사라지고 없지만, 이 넓은 부지를 가득 채웠을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덧붙이자면, 불교가 꽃 피웠던 삼국시대, 고려시대에 사찰은 사람들이 많은 도심지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평지가람이라 부릅니다. 산지가람은 수행하는데 유리한 산 중에 위치한 사찰을 의미하는데 삼국시대부터 존재했으며, 조선시대 유교를 국교를 삼으며, 억불숭유정책으로 산지가람이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잠깐, 그럼 박물관은 어디에 있냐고요?
박물관은 조용히 묻혀있습니다.
마치 왕릉안에 들어가는 듯, 땅속 깊숙이 있는 유물들을 탐험하듯, 아래로 내려갑니다.
크지 않아 부담 없이 관람하기에 적당합니다.
한옥의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치미, 무덤의 건축방식의 단면을 보여주어 이해하기 쉬웠던 전시.
개인적으로는 전주와 군산에 가려져 있던 익산의 새로운 발견이었답니다!
국립박물관은 그 나라 문화의 자부심입니다.
그 나라의 역사와 그 증거들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또한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죠.
[알고보면 보이는 우리 문화유산]을 읽고 박물관에 간다면 보는 재미가 더하겠죠? 하핫;;
그동안 [알고보면 보이는 우리 문화유산]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