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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된 피터팬 Jul 12. 2022

#무능한 상사

상사가 당신보다 무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상사가 당신보다 무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신제품이 출시되면 그 신제품을 중심으로 세계가 새롭게 배치돼요. 새로운 제품은 젊은 세대를 위한 거예요. 자본주의는 가장 젊은 것이 가장 가치 있다고 하는 체제예요."<강신주의 다 상담>에서 말하듯 자본주의에서 세계는 MZ세대 위주로 재편된다.


그래서 非MZ세대를 의식적으로 주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연차/고령자로 조직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어떤 환경과 내면적 부담을 느끼는지 우리는 얼마나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나이 듦의 사회적 가치]


변화가 더뎠던 시절에는 고연차 사원들이 존경을 받는 분위기가 일반적이었다. 조직이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유형의 시장과 고객이 등장했다. 기성세대의 지식과 경험보다는 새로운 배움이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로 새로운 툴이 도입되면서 고연차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활용법을 배우고,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신입들에게 트렌드를 물어본다. 가르침의 주체에서 배움의 주체로 역전되며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주어졌던 선배의 권위와 위엄이 위협을 받게 되었다.


급변하는 환경,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요구하는 일터에서 출근하는 게 눈치가 보인다고 심경을 토로하는 팀장님도 계신다. 특히 한 직무로 전문성을 쌓아오다가 숙련자가 아닌 관리자의 길을 가게 되면서 스스로의 생산성이 낮아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심리 기제로 연봉이 무거운 고연차 사원들은 필드에서 언제 떠나야 할지 조직의 눈치를 보게 된다.


[법정 정년은 60세, 평균 퇴직 연령은 51.7세]


직장인 534명을 대상으로 "체감하는 정년퇴직 시기" 설문에서 평균 정년퇴직 연령이 51.7세로 조사됐다. 대기업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퇴직 연령이 49.5세로 가장 낮았고, 중견, 중소기업 직장인은 51.7세, 공기업 재직자는 53.8세라는 결과가 나왔다. 법정 정년 60세와 현실 사이에는 꽤 큰 괴리가 있다.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고 그에 따라 일하는 기간도 늘어났다. <2030 축의 전환>에서 말하듯 비스마르크가 최초로 국가가 보장하는 노령 연금제도를 실시하면서 우리는 삶을 크게 '어린 시절-일-은퇴'라는 세 단계로 생각하게 되었다.


엄밀히, 은퇴와 퇴직은 다른 개념이다. 퇴직은 '현직에서 물러남'이고, 은퇴는 '물러나서 한가로이 지냄'이다. 퇴직 이후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 둘은 실질적으로도 다르다. 이제는 일과 은퇴 사이에 '제2의 도전(일)'이라는 단계를 추가해야 할 것이다. 과연 정년퇴직은 일로부터의 자유일까, 일 할 권리의 박탈일까. 나의 상사는 어떤 심정으로 퇴직을 기다리고 있을까.


[회사에 들어오면 바보가 되는 이유? 그게 '이득'이라서]


사회생활을 할수록 이해하지 못했던 인물을 이해하게 된다. 본인의 열정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 상사,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상사에 많은 신입들이 답답함을 토로한다. 본인보다 한참 높은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안 하거나 떠넘긴다고 느낄 때면 분노하기도 한다.


사회 초년 시절 한 번쯤은 품었을 질문, '회사에 들어오면 다 바보가 되는 걸까요?'이에 대해 <일의 격>이란 책은 답한다."그분들이 혁신 의지가 없는 건 당신보다 멍청해서가 아니다. 현 시스템에서 그렇게 하는 게 그들에게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신입 때는 모든 사람이 나처럼 열정을 갖고 있으며, 동기 부여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상사를 대면했을 때 바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개의 다른 동기부여 요인이 있고, 각기 다른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있으며, 각자의 최선의 전략이 있다.


물론 모든 상사가 열정이 없고 일을 덜 하려는 건 아니다. 높아진 직급과 연봉에 따라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더해가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워커홀릭 상사가 좋은 것만도 아니다. 그리고 많은 저 연차 사원들이 직장에서 배우고 싶고 존경할 만한 상사를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조직문화와 인사제도가 중요하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마음들을 용접하는 것이 문화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결국 다 다르고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사람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인생 선배들이 문제 해결을 제도(인센티브)와 조직문화에서 찾는 이유다.


오늘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다면, 사람에게서 눈을 떼고 조직의 구조와 시스템을 들여다보자.




*본 글은 7/11(월) 오마이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omn.kr/1zq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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