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를 바꾸는 마음

밀알처럼 퍼뜨리고 싶은 그 마음

by 빅피쉬

내 아이(셋째, 17년 생)는 발달센터에서 체육수업을 듣는다. 수영도 배운다. 일대일로 하는 수업이다. 자폐아가 수영을 배우려면 먼저 자폐아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는 곳을 찾아야 한다. 돈이 있다고 동네수영장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대기하는 부모들이 이용하는 발달센터 휴게실


휴게실 한쪽에 매트가 깔려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매트가 있던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오늘 와서 보니 매트가 바뀌었다.


어제 본 매트는 파란색이었다. 태권도 도장에 깔려있을 법한 2센티 두께의 탄탄한 대형 퍼즐매트였다. 기다리는 애들이 뒹굴기 좋겠구나 생각했다.

바뀐 매트는 회색인데 놀이매트다. 애 키우는 엄마들은 매트 도사다. 우리(?)는 저걸 놀이매트라고 부른다. 놀이매트는 보다시피 두께가 얇은데 이동이 쉬워서 바닥을 청소할 때 편하다.

청소하기 편하려고 매트를 바꾼 걸까?


내가 휴게실로 들어섰을 때 선생님 한분이 매트에 앉아있는 아이에게 신발을 신기고 있었다. 발목을 지지하는 보조장치를 같은 걸 먼저 착용한 후 신발을 신어야 했다. 그리고 그 옆에 휠체어가 있었다. 신발을 다 신긴 후 휠체어를 가까이 당겨와 아이를 앉혔다.


알 수 없는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자세가 부자연스러운 그 여자아이는 휠체어를 타고 선생님과 휴게실을 나갔다. 다음 수업이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본 아이였고 그 아이의 부모를 알지도 못한다.

얼굴도 모르는 그 아이의 엄마를 상상했다.




7살 유치원 때 아이가 처음 생존 수영 수업을 다녀왔다. 그리고 그때 알았다. 나의 아이가 수영을 배울 수 있다는 걸. 강사의 말에 따라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걸. 못할 줄 알았는데. 할 수 있었다!

집에서 50분 정도 운전해야 하는 곳에 발달장애 친구들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었다. 일요일에도 수업을 했다. 2년 정도 일요일마다 수영을 배우러 다녔다. 지금은 원장님이 고양시에 새로운 센터를 열어서 십분 더 가까워졌다. 여전히 멀지만 할만하다.


언어치료를 받을 때에는 어느 센터가 좋은지 리뷰도 보고 주변에 묻기도 했지만 이곳은 다른 강습소와 비교해 보고 시작한 게 아니다. 특수학급 지인의 아이가 다니는 곳이었고 선생님이 좋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고르고 골라서 온 곳은 아니었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으니까.


이제 와서, 오늘 바뀐 매트를 보면서 새삼 내가 잘 골랐구나 생각했다. 여기가 마음에 든다.

매트를 바꾸는 마음 씀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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