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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화 Mar 27. 2024

삶의 예술

2. 바른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왜 지금 이곳에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존재론적 의문을 모두가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깊은 가슴속 질문은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도 한 번씩 문득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게는 모른 척 덮어버리려 한다. 하지만 우리 존재에 관한 궁극적 질문이기에 벗어날 수는 없다. 나는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가? 세속적인 답 말고 진정한 내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현인들은 인간이 단지 동물적 속성을 가진 존재를 넘어서 신성과 불성을 가진 존재라고 한다. 동물적인 육체의 생존 본능과 욕구만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인간은 신을 닮은 존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몸을 신의 성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런 신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타인한테서 들어서 아는 것은 단지 참고사항일 뿐으로 직접적으로 스스로 알고 체험해야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알아가는 방법은 바로 그 신적 특성을 스스로 표현하고 실현함으로써 우리의 참 존재를 알게 되며 그것에 기반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신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며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질 것이다. 인도의 인사법인 ‘나마스테’는 ‘당신 속에 있는 신을 경배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말에도 ‘신명 난다’는 우리 안에 있는 신이 활성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동학에서도 인간을 인내천, 인간이 바로 하늘로, 신-존재라고 한다.      

 이런 신 존재의 특성은 신체적으로는 생명을 표현하고 마음에는 지혜를 가슴에는 사랑을 표현하며 사는 것이다. 우리 존재가 생명과 지혜와 사랑으로 가득 차고 그런 특성들을 드러낼 때, 우리는 신-존재로서의 우리의 본성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주변 상황이나 환경에 부침하며 세상사에 의해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면 우리 안의 신 존재가 드러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끊임없이 성찰하고 정화함으로써 우리의 본질을 표현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단지 그런 신-존재의 특성이 이 땅에 표현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며 그런 고유한 특성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일 뿐이다. 참 존재성을 회복한 인간은 이 땅에 하늘의 특성을 드러냄으로써 바로 이곳을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창조적 과업을 이루어나갈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이 어떠하든지 간에 바로 그곳이 바른 존재의 특성이 드러날 필요가 있는 곳이며 그런 표현을 통해서 창조적 과정을 이어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상은 신-존재의 출현을 애타게 기다리며 목말라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존재가 예수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 왔었다. 예수님만이 아니라 우리도 그의 뒤를 이어 우리 존재의 특성을 지금 여기에서 드러냄으로써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야 할 창조와 재창조를 이어나갈 하늘의 사명을 가지고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란 존재는 우연히 태어난 슬픈 존재가 아니라 이 땅에서 이루어야 할 하늘의 사명을 띤 위대한 존재다. 위대한 존재란 어떤 사람인가? 거창한 일을 이루는 것도 좋지만 하늘의 사명을 이루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더 큰 일이 있을까? 

 지금 바로 이 순간 내가 존재하는 곳에서 사소하고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하찮은 일조차 위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사람이 바로 위대한 사람이며, 일상의 일들을 위대하게 이어가는 사람이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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