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나

예루살렘입성기념성당, 주님승천기념경당

by 김민정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할 때, 오직 단 한 곳만 가야 한다면, 그 곳은 예루살렘!

예수님께서 세상에 영광을 드러내신 그 모든 흔적이 다 있는 곳. 그래서, 전 세계 순례자들이 지금 이 순간도 찾아가고 있으며, 복음을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곳. 성지순례는 제5의 복음서라는 말이 그대로 마련되어 있는 곳. 예루살렘. 하지만, 예루살렘은 갈릴래아처럼 마냥 좋은 곳은 아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셨던 곳 인 만큼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곳!


예루살렘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성지는,

올리브 산에 있는, 벳파게 프란치스코회 성당 Bethphage

'벳파게'란, '익지 않은 무화과나무의 집'이란 뜻이다.

여기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성당이다.

성당 마당에는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오시는 모습과 그 옆에서 크게 환호하며 기뻐했던 사람들을 담은 부조가 놓여져 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다 (마르 11,1-11)

그들이 예루살렘 곧 올리브 산 근처 벳파게와 베타니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 제자 둘을 보내며
말씀하셨다. “너희 맞은쪽 동네로 가거라. 그곳에 들어가면 아직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는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을 풀어 끌고 오너라.
누가 너희에게 ‘왜 그러는 거요?’ 하거든, ‘주님께서 필요하셔서 그러는데 곧 이리로 돌려보내신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그들이 가서 보니, 과연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바깥 길 쪽으로 난 문 곁에 매여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것을 푸는데,
거기에 서 있던 이들 가운데 몇 사람이, “왜 그 어린 나귀를 푸는 거요?” 하고 물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대로 말하였더니 그들이 막지 않았다.
제자들은 그 어린 나귀를 예수님께 끌고 와서 그 위에 자기들의 겉옷을 얹어 놓았다. 예수님께서 그 위에 올라앉으시자,
많은 이가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깔았다. 또 어떤 이들은 들에서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깔았다.
그리고 앞서 가는 이들과 뒤따라가는 이들이 외쳤다.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는 복되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이윽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그곳의 모든 것을 둘러보신 다음,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열두 제자와 함께 베타니아로 나가셨다.

가톨릭에선, 부활절 전 주에, 주님성지주일을 통해,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한다. 그때 사람들이 흔들었다는 올리브 나뭇가지를, '성지'(축성된 가지)로 하나씩 받게 되고, 그 가지를 1년 동안, 예수님 십자가상 곁에 두며, 수난, 죽음, 부활, 승천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관리하는 이 성당에선, 해마다 성지 주일에 예수님 입성 기념 행렬을 재연하며, 올리브 산을 내려오는 예식을 펼친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환호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루카복음에 그 내용이 조금 담겨있었다.

(루카 19,35-38)
어린 나귀를 예수님께 끌고 와 그 위에 자기들의 겉옷을 걸치고, 예수님을 거기에 올라타시게 하였다.
예수님께서 나아가실 때에 그들은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깔았다.
예수님께서 어느덧 올리브 산 내리막길에 가까이 이르시자, 제자들의 무리가 다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 때문에 기뻐하며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 하늘에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

제자들의 무리가 봤던 기적들 때문에 기뻐하며 찬미했다고 되어 있다. 즉, 제자들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기적을 일으키시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시니, 앞으로 정치적으로나, 일상에서나, 모든 면에서 해방시켜줄 메시아로 생각하고 환영했었다.

하지만,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건, 수난당하시고 돌아가시기 위해서였다. 자신들이 환호했던 메시아가, 그런 수난을 당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마냥 소리 질렀던 사람들.

성당 안에는, 예수님이 나귀를 타실 때 밟으셨다는 돌이 놓여있었다. 돌이 굉장히 높았는데, 잠시, 예수님 알고 보니 롱다리의 주인공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기도 했다.

성당 내부 벽면엔, 우리가 미사 중에 바치는 기도문 중에 나오는 말. 높은 데서 호산나. 호산나 인 엑스첼시스가 적혀있다.

'호산나'는 '저희를 구원해주세요'라는 뜻이다.

세상사람들이 바라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수난, 죽음, 부활, 승천을 이뤄내신 예수님은, 이제, 우리를 매일 구원해주고 계신다.


그렇게, 다음으로 찾은 곳이,

바로 주님 승천 경당 Chapel of the Ascension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곳. 현재는 이슬람 사원 뜰 내부에 있다.


승천하시다 (루카 24,50-53)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내부 천장은 돔 모양이었다. 원래는 하늘을 쳐다볼 수 있도록 지붕을 덮지 않았는데, 이슬람교 사원으로 개조되면서 둥근 지붕을 씌워 지금의 돔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부에는 예수님 승천하실 때 밟으셔서 오른쪽 발자국이 찍힌 돌이 놓여 있었다.


이 곳에서 함께 했던 우리의 기도

당신과 지상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하셨던 장소에 저희가 와 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당신은 또 제자들을 떠나십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마지막 순간에 약속하신 것처럼
주님께서 아버지께로 가는 것이 이제 저희에게는 기쁨이 되며
저희는 지상에서 홀로 있는 고아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협조자이신 성령을 보내주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이제 저희가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하셨던 일을 이어받습니다
천사가 나타나 전한 말씀 당신께서 올라가셨던 모습으로 다시 저희에게 오심을 믿습니다.
구름이 당신을 감싸며 모습이 사라지셨듯이 구름이 다시 당신을 감쌀 때마다
당신의 모습이 저희에게 드러나심을 저희는 믿습니다.
구름이 당신의 현현을 드러내는 상징이라면.
저희가 주님께서 하신 일을 행할 때마다 주님께서는 그 안에 다시 나타나심을 잊지 않게 하소서.
당신께서 친히 저희와 함께 일하고 계심을 깨닫게 하소서.
저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당신께서 오셔서 일을 하고 계심을 망 각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저희는 도구가 되어 드린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저희를 세상 만방으로 보내주소서.
당신께서 하신 일을 세상이 보고 당신을 믿고 당신께 나아가도록 저희를 도구로 써 주소서. 아멘.

수많은 사람들과 엮이고, 지나치며,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더라도, 가끔씩 고아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세상에 나 혼자 떨어진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 들 때 기억해야 할 것은, 그분이 바로 우리를 위해,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해주기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로 가셨고, 협조자이신 성령을 보내주셨다는 사실이다.


솔솔 부르는 바람에도, 뭉게구름에도, 강렬한 햇살에도 당신이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고,

당신의 사랑스러운 도구가 되기 위해

오늘도 한발 한발 내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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