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리 Oct 17. 2021

인생은 삼세판, 중드 속 선계의 비밀

<삼생삼세십리도화>를 아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삼생삼세십리도화(2017)>를 중드 입문작으로 꼽습니다. 이 드라마는 신선인 야화와 백천이 세 번의 생을 거듭하면서 결국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입니다. 


 드라마 속 신선은 수 만년 씩 삽니다. 그런데 신선에도 막 신선이 된 초보 신선이 있고, 구력이 쌓인 상선이 있습니다. ‘승진’해서 더 높은 단계의 신선이 되려면 인간계로 내려가 ‘겁’을 겪어야 하죠. '겁'은 쉽게 말하면 생고생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눈물 쏙 빠지게 힘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인간만이 겪는 일들이죠. 신선은 원래 불사의 존재지만, 인간 세상에서는 죽음을 피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인간세상에서 죽으면 다시 슝 하고 선계로 돌아옵니다. 

삼생삼세십리도화의 두 주인공. 야화와 백천이 만난 두번째 생은 힘겹고도 아련합니다. (출처=바이두검색)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류의 순애보가 많은 중드에서 여러 번의 생은 단골 소재입니다. 삼생 대히트 이후 임자룬, 양쯔 주연의 <천계지백사전설(2018)>, 등룬과 양쯔의 <향밀밀침신여상(2019)>도 제작됐고요. 더 많이 죽어야 더 애절해지는 걸까요. <유리미인살(2020)>주인공은 무려 열 번의 생을 거듭합니다.


 중드 속 선계 뿌리를 찾아가면 도교로 갑니다. <도교의 신들(2007)>이라는 책에서는 신선이 늙지도 죽지도 않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초인으로 묘사된다고 말합니다. 기원전 500~300년 중국 전국시대부터 신선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니 아주 역사가 오래된 거죠. 


 초기의 신선은 동물과 인간이 반씩 더해진 형태로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삼생삼세 십리도화> 여주인공 백천은 여우, 남주인공 야화는 용이죠. 극 중 백천은 구미호족이어서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로 변하기도 해요. 이 구미호의 존재가 <산해경>이라는 중국 고대신화집 겸 만물사전에 처음 나옵니다. 

 그러다가 후한시대에 도교가 신앙의 형태로 변하면서 신선이 우리에게 익숙한 흰 수염 기르고 구름 타고 다니는 할아버지의 형태로 자리 잡습니다. 특별한 존재만 신선이 될 수 있었지만, 이후에는 수련을 열심히 하면 누구나 신선(도사님)이 되는 걸로 바뀐 거죠. 중드에서는 수련을 통해 기를 내뿜거나 검을 타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요, <장야>에 나오는 염력을 가진 염사, 검을 쓰는 검사 등등 이런 수행자들이 일종의 도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행자들 이야기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됐기 때문에 드라마에 따라 능력도 천차만별이고,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세계도 다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gimg2.baidu.com/image_search/src=http%3A%2F%2Fpic1.win4000.com%2Fwallpaper%2F6%2F58b63025ea1cb.jpg%3Fdown&refer=http%3A%2F%2Fpic1.win4000.com&app=2002&size=f9999,10000&q=a80&n=0&g=0n&fmt=jpeg?sec=1636535420&t=554ef1ef1686a87a0c769f4d4c90e59b

이전 07화 “여주인공에게 남장을 허하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